목수정, “‘생존’ 아닌 ‘삶’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자유”

‘파리의 생활 좌파들’ 목수정 작가 대구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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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생활 좌파들’의 저자 목수정 작가의 대구 강연회 ‘파리의 생활 좌파들과 한국의 좌파들’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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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뉴스민> 주최한 강연에서 목수정 작가는 2008년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만난 ‘생활 좌파’ 이야기를 소개하며 “생존이 아닌 삶을 위해 자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목수정 작가는 “조직과 전략을 만들고 결과를 내려는 목적”을 가진 기존 좌파(정당)와 다르게 “하나의 생활 방식으로 자유를 추구하는 이들”을 생활좌파라고 부른다.

프랑스의 경우 ‘좌파’를 엄밀히 구분해야 한다고 목수정 작가는 지적한다. 프랑스 사회당과 그 지지자들도 좌파라 부르곤 하지만, 프랑스 사회를 신자유주의화 하는 데에 잘못이 있는 사회당은 구분해야 한다는 것. 목수정 작가는 좌파의 예로 프랑스 공산당, 혁명적 공산주의 동맹, 노동자 투쟁당 등을 꼽았다.

이들 좌파의 특징을 설명하며 목수정 작가는 “별로 조직적이지 않고 아마추어적 방식이지만 자기만의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목수정 작가는 그 사례로 자신이 인터뷰했던 ‘생활좌파’들을 꼽았다. 그 사례로 “아름다운 것을 부르주아에게 양보하지 말라”는 어머니의 유언을 따르는 자크 제르베르(Jacques Gerbert) 씨,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 레지스탕스 운동, 인권운동을 진전하다 ‘분노하라’라는 책을 집필한 스테판 에셀(Stephane Hessel) 씨, 남편의 노예였다는 정체성을 일깨우고 이혼 이후 활동가가 된 테레즈 클레흐(Therese Clerc) 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테레즈 클레흐 씨는 그녀의 노년에 양로원이 아닌 대안적 시설을 만드는 운동을 시작했는데, 입법 운동 등을 통해 결국 공동체의 힘으로 양로원을 대신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었다고 한다. 테레즈 클레흐 씨의 사례를 소개하며 목수정 작가는 “문제가 발생하면 프랑스는 모금 등의 방식이 아닌 제도를 만드는 방식으로 투쟁한다”고 말했다.

최근에 벌어진 에어프랑스 사태도 소개했다. 목수정 작가는 “해고 계획에 항의하며 노조가 에어프랑스 사장단의 옷을 찢어서 많은 신문의 탑기사가 됐다. 수천 명의 모가지가 잘리는 판인데 와이셔츠 찢어진 게 대수라는 반응을 보여 통쾌했다”며 “한국은 안 그런다. 감히 이건희에게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이런 걸 보고 자본가가 떨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이건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샀다.

끝으로 목수정 작가는 “한국 좌파들이 이 길을 따르라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좌파의 자장 안에서 머물기 위한 관찰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문화정책연구자로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으로 일한 목수정 작가는 2008년 파리로 돌아가 지속 가능한 좌파 활동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했다. 그는 스스로 생활 좌파라 명명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올해 7월 출간한 <파리의 생활 좌파들>은 이들에 대한 인터뷰가 담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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