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스페이스-리알티가 올해 첫 기획으로 청년작가 단체전 ‘여행의 기술’을 지난 12일 개막했다. 2018년 가창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 가운데 조은혜, 이은우, 이진솔, 이진선, 미소, 김유나 등 청년작가 6인이 참여했다.
리알티 대표 김윤경은 “예술가로서 자신의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낸 여섯 명의 참여 작가들에게 가창은 어떤 공간이었을까? 또 다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지원하거나 다른 도시로 옮기는 등 새로운 거처를 찾는 여섯 작가들은 처음 이곳에 짐을 풀고 자신만의 작업실을 만들며 다른 작가들과 처음 만나던 1년 전에 비해 얼마나 달라졌을까”라고 레지던시 이후를 작가들에게 물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정면에 이은우 작가의 작품들이 보인다. 그는 시간과 경험의 쌓이면서 변하는 ‘살 덩어리’-성별, 인종, 나이 등으로 구분할 수 없는 다양한 인간의 벗은 몸-을 그렸다. 이진선 작가는 흰색 천에 비치는 그림자로 아름다운 풍경을 선뵀다. 그 천 뒤의 그것은 얽히고설킨 머리카락, 혐오감을 줄 수 있는 소재지만 빛과 바람으로 혐오감을 감췄다. 미소는 한 사람 혹은 군상을 표현한 인물화인 페이소스(pathos) 연작을 출품했다. 그가 그린 인물은 배경처럼 어둡고 무표정한 얼굴과 뭉뚱그려진 얼굴선으로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 듯하다.
김유나 작가는 마주보는 혹 서로를 안지 못하는 남녀를 찍은 ‘내가 나이고 네가 너라는 간극’ 연작 사진을, 이진솔 작가는 소리의 기록을 주제로 ‘가끔은 물고기가 되고 싶다’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독일 레지던시를 다녀온 조은혜 작가는 베를린 분수대의 푸른 물과 인파를 표현한 작품을 전시했다.
기획자인 김윤경 대표의 평이다. “이은우는 변화하는 몸의 형태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내면의 본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진선은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의 경계를 구분 짓는 우리의 태도에 있다는 것을 일깨운다. 미소는 사그라드는 우리 감정의 찌꺼기들을 강한 색채로 표현하고 있다.”
아트스페이스 리알티 주소는 대구 중구 동인동 4가 211-4, 전시 기간은 2월 2일까지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이고 전시 시간은 12시부터 18시까지, 전시 문의는 리알티 매니저 김신혜(010-2784-0827)에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