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10시 예천군의회가 의원 전체 간담회를 비공개로 열었다. 해외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한 박종철 의원(54, 무소속) 등 예천군의원 9명 전원이 출석했다. 이들은 의회 사무국 직원도 배제한 채 2시간 동안 간담회를 이어갔다.
12시 20분께 회의를 마치고 나온 이형식(54, 자유한국당) 의장은 “오늘 많은 결과 도출했다. 임시회를 통해서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징계) 결과를 도출하도록 하겠다. 결정된 바는 여기까지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윤리특별위원 구성, 징계 대상, 징계 수위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의회를 빠져나갔다. 윤리특별위원이 누구로 정해졌냐고 묻자 이 의장은 “개인 신상 문제이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예천군의회 윤리특별위원회 구성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윤리특별위원회는 위원장 포함 8인 이내로 구성한다.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거나 공정을 기할 수 없는 사유가 있으면 심사에 참여할 수 없다.
이날 한 예천군의원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의원들끼리 각자 의견을 이야기하느라 시간이 길어졌다. 다음 주 임시회를 열어서 윤리위를 구성한다는 걸 결정했다. 다른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듣기 위해 이형식 의장에 연락했으나, 이 의장은 전화를 거절하고 문자로 “죄송합니다.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고 남겼다.
윤리특별위원회 구성을 위한 안건은 오는 21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상정된다. 이후 의회는 윤리위에 징계요구안을 회부할 수 있다. 윤리위는 징계 수위 등을 결정한 뒤, 본회의 의결을 거쳐 징계를 확정한다.
의원 제명은 전체 의원 2/3 이상 찬성을 받아야 한다. 예천군의회는 모두 9명으로 6명이 찬성해야 한다. 경고, 사과, 30일 이내의 출석정지 등 징계는 전체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수가 찬성해야 한다.
이날 의원 전원 사퇴를 요구하며 의장실에서 농성 중인 예천군농민회 회원들은 특별위원회실 앞에서 “오물로 덮은 예천 전원 사퇴로 씻어내라”, “꼴값 떨지 마라 누가 누굴 징계”, “쓰레기 의원들끼리 징계를 논의한다고”, “의원 전원 사퇴하라” 등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각 의원실 앞에도 의원 전원 사퇴를 요구하는 피켓이 붙었다. 박종철 의원실 앞에는 “혼자만 물러나면 안 돼요, 다 끌고 나가세요”라는 피켓이 붙었다. 또, 담배꽁초를 붙여 놓고 “특별선물로 씹다 버린 담배꽁초 주웠는데, 당신보다 깨끗하다. 예천을 위해 빨리 물러나시오”라고 써 붙었다.
한편, 예천군의회는 지난해 12월 20일부터 7박 10일 일정으로 미국, 캐나다로 국외연수를 떠났다. 연수 나흘째인 23일 박종철 의원은 버스 안에서 현지 가이드를 폭행했다. 버스에 함께 있던 이형식 의장, 김은수 의원은 이를 보고도 말리지 않고 쳐다보고 있었다. 박종철 의원은 의장과 가이드가 초선 의원을 비난하는 대화를 나눠 폭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예천군의회는 이형식 의장(3선), 김은수 의원(재선)을 제외한 7명은 모두 초선 의원이다. 이형식 의장은 지난 11일 이번 사태를 마무리한 뒤 의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