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이 대구시 수성구 대흥동 일대에 조성한 수성의료지구(면적 약 98만㎡)가 의료산업 육성이라는 근본 취지에서 벗어난 개발로 가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초 의료와 지식기반 산업 특화지역으로 출발했지만, 의료시설 용지 8만2천여㎡는 단 한 건의 투자도 유치하지 못해 올 연말까지 마무리하려던 전체 준공을 내년 말까지로 미뤘다.
20일 열린 수성구의회 227회 2차 정례회 4차 본회의 구정질의에 나선 박정권 수성구의원(더불어민주당)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 대구와 수성구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며 시작한 수성의료지구가 심각한 딜레마에 빠져다. 당초, 의료와 지식기반산업등 두 축을 목표로 했지만 의료관련 투자유치 실패로 자칫 의료 없는 의료지구로 전락할 처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해외 우수병원과 연구소, 대학, 의료제조업체를 한곳에 모아 글로벌 메디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종합병원과 특화전문병원, 복합의료센터 양·한방 통합의료센터 등을 유치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세웠다”며 “하지만 장밋빛 전망은 환상이었다. 의료와 지식기반 산업 특화지역으로 출발했지만 의료보다는 IT 등 지식기반 산업에 더 방점을 찧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정권 의원은 “애시당초 대구시가 의료사업을 성공시킬 자체 역량을 키우지 않은 탓이 크다고 할 것”이라며 “그렇다고 슬며시 수성의료지구 개발의 근본 취지을 바꾸려 한다면 구청장께서는 44만 구민의 이름을 걸고 막아내어 반드시 성공시켜야만 한다. 구청장님의 견해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달라”고 질문했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자유한국당)은 “굉장히 신중하게 가야 한다. 특히, 부동산을 인센티브로 해서 들어오면 안 된다. 이것을 수차례 걸쳐서 경제자유구역청에 제시했다”며 “특히, 의료지구 유치는 쉽지 않다. 자칫 잘못하다가 부동산 생각 있는 사람 유치하게 된다. 이것을 경계하면서 시간에 급박하지 말고 질적 측면에서 유치해달라고 주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대권 구청장은 “우선, 대구FC 구장이 이동하며 활용도가 없어지는 월드컵경기장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월드컵 경기장을 수요가 있을 때 체육경기장으로 쓰고 평소에는 미래교육컨텐츠 시범단지를 넣어서, 지속성을 확보해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