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성서산업단지 내 추진 중인 Bio-SRF열병합발전소 건설 사업에 대해 지역 주민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김응일 대구시 원스톱기업지원과장은 18일 오후 2시 대구시의회에서 열린 성서열병합발전시설 건립문제 토론회에서 “민간이 하는 사업을 대구시가 한다 만다고 할 수 없다. 아직 고형연료 사용 (허가) 부분 등이 남아있으니까 시민의 의견을 담겠다”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발전소 관련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적이 없었지만, 토론 과정에서 발전소 추진에 회의적인 발언이 나와 주목된다.
발제자로 참여한 김해동 계명대학교 교수(지구환경전공)가 “대구시가 오늘 오전 발전소를 안 짓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라고 소개했다. 이에 토론자로 참여한 이상원 <뉴스민>기자가 “고형연료 사용 등에 반대입장을 밝혔다는 말이 있다는데, 발전소를 접을 생각이 있다는 말인지 다른 연료를 쓰겠다는 말인지 답해달라”라고 질문했다.
이에 김응일 과장은 “산단 입주 허용 이후 미세먼지나 환경에 대한 사회적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대구시는 다수 지역주민 의견을 반영해서 최대한 요구사항이 수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사업자가 지역주민 관계자와도 설명회를 하도록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대구시의회 교섭단체인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열렸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전공 교수, 박종길 달서구의원(민주당)이 발표를 맡았고, 김응일 대구시 원스톱기업지원과장, 하종선 환경정책과장, 배지훈 달서구의원(민주당), 이상원 <뉴스민> 기자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토론회에서는 열병합발전소 유해성 논란이 자세하게 소개됐다.
성서산단 대기오염 문제와 대책 관련 발제를 진행한 김해동 교수에 따르면, 서풍이 강한 대구에서 대기오염물질 유발 시설이 북서쪽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이 지역에는 염색공단 열병합발전소, 성서 벙커C유 열병합발전소, 서재 SRF발전소 등이 운영되고 있고, 여기에 열병합발전시설도 추진 중이다.
김해동 교수는 “대구시도 고형연료 반대 입장을 갖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만시지탄”이라며 “관이 고형연료를 옹호하는 곳은 대구밖에 없었다”라고 꼬집었다.
김해동 교수는 “대구 북쪽과 서쪽에 산단과 대기오염시설이 밀집돼 있다. 이 중에서 단 하나라도 수성구에 지을 수 있는 게 있나”라며 “대구시는 지역 균형을 맞춰야 하는데 오히려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지자체도 주민과 함께 시설에 반대할 수 있는데 유감스럽다. 권영진 시장이 원탁회의를 아무리 해도 소용이 없다. 전문가가 있어도 의견을 묻지 않는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종길 달서구의원은 “오염물질 배출하는 사업장이 달서구에 밀집해 있다. 대기오염 심각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시민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인데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고 대구시는 의견수렴 절차를 생략했다. 환경영향평가 대상은 아니라도 조례상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야 했다. 달서구는 내일 구청장과 구의회가 함께 산업자원부 방문해서 주민 뜻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응일 대구시 원스톱기업지원과장은 “고형연료 사용이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뀌었다.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환경보호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엄격하게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선 대구시 환경정책과장은 “내년 사업체가 환경부에 허가신청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신청 이후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절차가 반드시 있다. 그때는 시가 달서구, 대책위 의견까지 전부 수렴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달서구폐목재소각발전소반대대책위는 19일 오후 6시 성서 국민연금 네거리에서 발전소 건설 반대 집회인 ‘2차 숨 쉴 권리 촛불문화제’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