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담 대구, 일베국, 일베 수도…’ 대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27일 오후 2시 대구시 민관 거버넌스인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는 대구시 중구 국채보상기념관에서 ‘인터넷상에 나타난 대구에 대한 부정적 인식 실태와 개선 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박한우 영남대 교수가 발제를 맡았고, 이동진 경북대 교수,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위원,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 김수용 매일신문 사회부장이 토론에 나섰다.
박한우 영남대(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지난 1년동안 네이버 블로그에서 ‘고담 대구’를 포함한 글을 빅데이터로 분석했다. 그 결과 수돗물, 범죄 도시, 지방 선거, 한국당 등의 키워드가 함께 나왔다.
박한우 교수는 “대구의 이슈가 고담 대구라는 단어와 연결되는 모습이다. 대구에서 개최된 축제 기사 댓글에도 상관성이 없는 고담 대구 이야기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특히 박 교수는 “고담 대구라는 상징어는 단순한 농담으로 시작됐던 별명이 보수적인 대구의 성향과 군사 정권 배출이라는 역사적 사실과 맞물렸다”며 “정치적인 이슈가 번질 때도 고담 대구가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고담 대구’라는 표현은 2006년 MBC라디오에서 ‘올해의 엽기사건 베스트 9’ 순위에 오른 사건사고가 모두 대구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채워지면서 확산됐다. 고담시는 영화 <배트맨>에 등장하는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도시다.
박한우 교수는 ‘고담 대구’라는 단어를 없애려고 집착하기 보다 ‘고담 대구’를 떠올리는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대구시 대변인실’을 예로 들었다. 박 교수는 “지금은 말을 해야 하는 시대가 아니라 들어야 하는 시대다. 대구시 대변인실은 여전히 대구시의 말을 전하는 역할이다”며 “요즘은 전통 매체의 정보도 SNS를 통해 번진다. 소셜미디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듣고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담 대구가 아니라고 강조할 필요가 없다. 고담 대구와 경쟁하는 해시태그를 만들고, 대구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면 된다”며 “우리의 언어와 프레임으로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나선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도 “고담 대구 이야기는 웃자고 한 이야기로 기억한다. 프로 야구 팬들 사이에서도 지역 비하는 있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역에 대한 풍자는 있다”며 “지나치게 방어하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사무처장은 “(지역 비하에는) 물론 정치적 담론 성격도 있다.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정치적 태도는 쉽게 바뀌진 않겠지만, 그걸 탓할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동진 경북대(사회학과) 교수는 “대구에 대한 나쁜 이미지 중에서는 대구의 상처로 남은 것도 있다. 이는 잊어버릴 것이 아니라 안고 가야 할 것”이라며 “대구 국채보상운동이나 섬유산업을 이끌었던 기술자와 노동자의 삶 등 대구 도시 이미지가 다양한 전통적 자원 속에서 구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