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련소노동조합과 지역주민단체가 환경단체 활동가를 고소했다.
영풍제련소노조와 석포면현안대책위원회는 26일 경북 봉화경찰서에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을 모욕죄로 고소했다. 정 국장은 ‘영풍제련소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피해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들은 정수근 국장이 지난 11일 개인 SNS를 통해 한 시민이 쓴 게시물을 공유한 것을 문제 삼았다. 해당 게시물에는 “노동자와 주민들은 말잘듣고 길들여진 개/하루 먹기 위해 사는 불쌍한 노동자라고/ 몇푼 찔러 받은 주민이라고/ 말없이 운다”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이 문구가 주민과 노동자를 모욕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석포면현안대책위원회(위원장 김성배)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주민들은 말 잘 듣고 길들여진 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석포면의 대기와 주민 건강에 대해 곡해하고 우리에게 모욕감을 주고 있다”라며 “이곳 공기는 깨끗하고 건강에 문제가 없다”라고 반박했다.
현안대책위는 최근 보도를 통해 알려진 제련소 인근 건강 실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들은 “석포면 노인회장이 동국대 연구진에 물었는데 의료진은 건강이 좋고 제련소 때문에 병 걸린 사람이 없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일부 언론에서 동국대 경주캠퍼스 산학협력단이 봉화군의 의뢰로 시행한 주민건강영향조사를 보도한 바 있다. 조사 결과, 주민 99명은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금속 고농도자로 분류됐으며 신장기능 이상자도 13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풍석포제련소노동조합도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노총 금속연맹 소속 368명의 고소인이 정 씨를 고소한다”라며 “고소 변호사를 선임했고 앞으로도 단체와 개인 차원의 소송이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배 위원장은 “환경단체가 석포 주민을 괴롭히고 있다”라며 “민사소송도 진행하겠다는 것이 주민 다수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정수근 국장은 “우리가 싸우는 건 영풍 그룹이지, 제련소 노동자와 주민과 싸우는 게 아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게시글을 삭제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라며 “고소까지 하는 것은 공대위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제련소 사태의 진실은 가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