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 249명, 청와대에 국정교과서 반대 의견서 제출

"국민통합...? 획일화된 역사 교육 시키겠다는 으름장"

12:11

23일, 대구 시민 249명이 청와대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행정예고에 대한 반대 의견서를 제출한다.

이날 오전 10시,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 대구네트워크’는 새누리당 대구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 시민 249명의 의견을 모아 오늘 청와대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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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그 첫 번째 이유로 “국정화 교과서로 국민통합을 이루겠다는 교육부의 의견은 ‘획일 된 역사 교육을 시킬 테니 문제제기하지 말라’는 으름장을 놓는 것”이라며 “진정한 의미의 통합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이대동 포럼다른대구 대표는 “우리 역사가 자랑스러운 이유는 일제 식민치하에서 망국의 한이 있더라도 굴종하지 않았고, 독재 치하에서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한 고귀한 저항의 역사가 있기 때문”이라며 “(국정 교과서는) 일제 친일과 독재의 참혹한 역사 인식을 가르치지 않고,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창숙 대구참교육학부모회 회원은 “과는 가리고 공만 강조하는 것은 올바른 역사 교육이 될 수 없다”며 “우리 아이들이 배우는 역사 교과서는 객관적인 사실을 담고, 정설로 인정된 다양한 학설을 담고, 정설도 수정될 수 있음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남은주 대구여성회 대표는 “나는 페미니스트다. 페미니즘은 우리 사회가 백인 남성의 우월주의적 가부장제의 시선으로 규정되어 있어 여러 여성문제가 발생한다고 분석한다. 우리 사회의 기준이 그들에게 있기 때문”이라며?”박근혜 대통령이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소름이 끼쳤다. 올바름의 기준이 지금의 정권에 있고, 그로 인해 우리가 우려하는 것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은?△헌법에 명시한 교육의 정치 중립성 위배?△다양성 존중하는 UN 등 국제사회 역사 교육 원칙 위배 등 근거를 들며 “이미 검인정화 교과서가 정착되어 가는 단계인데 정부가 무리하게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며 국정 체제로 돌아가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교육부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내용을 담은 교과서구분 고시 행정예고 절차를 11월 2일 끝내고, 5일 확정 고시할 예정이다.

_DSC4291아래는 대구시민 249명의 ‘한국사 교과서 행정예고에 대한 의견서’ 전문이다.

‘한국사 교과서 행정예고에 대한 의견서

[ 의 견 ]
역사 교과서 국정화 강력히 반대합니다.

[ 반대 이유 ]
1. 이번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로 국민통합을 이루겠다는 교육부 의견은 ‘획일화된 역사 교육을 시킬테니 문제제기하지 말고 시키는 대로 복종하라’는 으름장을 놓는 것이지 진정한 의미의 통합과는 거리가 멀다.

2. 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편찬하겠다는 것은 헌법에서 명시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도 위배된다. 또한 역사교육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국제사회의 역사교육 원칙에도 위배된다. 2013년 8월 9일 UN총회에 제출된 보고서에는 역사교육과 역사교과서에 대해 ‘학생들이 편협한 민족주의적, 인종적, 혹은 단 하나의 교과서만을 사용하는 모델을 넘어서 보충교재 사용을 허용하고, 역사자료들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을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3. 정부는 한국사를 수학능력시험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고, 학생들의 학습량을 줄이고 체계적으로 가르치겠다며 국정교과서를 밀어부쳤다. 그러나 국정교과서로 학창시절을 보낸 세대들은 변별력을 내세워 사소한 부분까지 출제함에 따라 다양한 역사해석과 흐름을 익히는 게 아닌 단순암기에 매몰되어 학습 부담이 더욱 가중되었음을 이미 경험하였다. 또한 정권에 대해 비판적 주장을 펼치면 무조건 종북으로 몰아세우는 풍토에서 국정교과서로 역사인식을 획일화하고 민주시민으로서 사회참여를 봉쇄하며 정권의 입맛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하겠다는 것을 그간의 경험 속에서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4. 대다수 국가들이 국정교과서가 아닌 검인정이나 자유발행제를 선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검인정화 하여 정착되어 가는 단계에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무리하게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며 국정 체제로 돌아가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일 뿐이다.

5. 교육부는 기존 8종의 검정교과서를 검증하고 감독해 왔다. 이제 와서 검정교과서를 집필한 역사학자와 교사 등 전문가들을 편향적 사고를 가진 특정 집단으로 매도하는 태도는 매우 이율배반적이며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국정교과서 발표 이 후 역사학자들이 집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된 역사교과서가 나올리 만무하다.

6. 이상의 이유를 바탕으로 교육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마땅히 철회해야 할 것이다.

의견서 제출인 : 대구 시민 249명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