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아사히글라스가 파견법을 위반했다며 고소한 지 3년,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이 “검찰의 빠른 기소를 촉구한다”며 대구시 수성구 대구지방검찰청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지난해 시작한 농성을 올해 1월 31일 종료한 지 9개월 만이며, 검찰이 재수사 명령을 내린지 6개월 만이다.
이날 오후 2시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조합원 10여 명은 대구지검 앞에 천막과 현수막을 설치하고 농성을 시작했다. 올해 5월 14일 대구고등검찰청이 불법파견 무혐의 처분은 부당하다는 항고를 받아들여 재수사 명령을 내렸지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은 불법파견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 결정을 내렸다.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은 “재수사한지 6개월이 다 됐다. 마지막 조사를 한 게 10월 초였는데, 시간을 끄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반면, 지난해 대구지검 앞에서 진행한 노조의 농성에 대해서는 집회시위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곧 판결을 앞두고 있다. 이런 걸 보면 검찰의 의지 문제로 볼 수밖에 없다. 빠르게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헌호 지회장은 “처음 수사와 달리 검사가 불법파견 혐의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의하는 등 수사 과정에서 의지는 있었다. 업무량, 업무지시를 원청인 아사히글라스에서 했기 때문에 명백한 불법파견이다”고 말했다.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은 제조업 파견을 금지하고 있다.
대구지방검찰청은 지난해 8월 29일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대구지검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며 대구지검장 면담 요청을 진행한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 10명을 집회시위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6월 재판에 넘겼고, 오는 20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아사히비정규직노조는 2015년 7월 21일 아사히글라스와 관계자들을 불법파견·부당노동행위로 노동부에 고소했다. 노동부는 2년이 지난 2017년 9월 22일 아사히글라스가 파견법을 위반했다며 직접고용 시정 지시를 내리고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22일 불기소 처분을 내렸고, 노조가 항고한 끝에 재수사가 시작됐다. 고소 시점으로 보면 3년 3개월째이고,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이 일터에서 떠난 지도 3년 3개월째다.
아사히비정규직노조는 대구지검 앞 천막농성과 더불어 오전, 오후 대구지검 앞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검찰을 비판하는 이야기를 전할 계획이다. 또, 오는 7일 저녁에는 대구지역 노조와 시민단체들이 진행하는 사법적폐청산 촛불집회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 관계자는 “처분 결정이 아직 안 났다. 아직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