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법시행령 개정, “전두환 뺨치는 박근혜 정부의 언론탄압”

언론사·시민단체 간담회 열려···정부 신문법시행령 개정안 대응 대구도 시동

18:54

문화체육관광부의 신문법시행령 개정이 “언론 탄압”이라고 지적하며 대응을 모색하는 간담회가 대구에서 열렸다.

20일 대구시 중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지역 언론사인 <평화뉴스>, <뉴스민>, <강북인터넷뉴스>와 시민사회단체가 모였다. 문체부의 ‘신문등의진흥에관한법률시행령일부개정령안’(개정안) 추진에 지역에서도 반발이 확산되는 것이다

문체부는 지난 8월 개정안 입법예고하고 이달 1일까지 개정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마친 상태다. 개정 추진 이유로 문체부는 “등록 인터넷신문이 매년 약 1천 개씩 급증하고, 언론중재조정신청 건수의 46%(2013년 기준)를 인터넷신문이 차지하는 등의 최근 상황 및 콘텐츠 확산력이 큰 인터넷신문의 특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문체부 관계자에 따르면, 개정안 시행까지는 개정안에 대한 법제처의 법제 심사▷차관회의▷국무회의를 거쳐 대통령의 재가 이후 공포하는 절차를 앞두고 있다. 개정안 적용까지는 1년 정도 유예기간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개정안이 적용되면 향후 인터넷 언론 등록은 물론 기존 인터넷 언론도 모두 취재 및 편집 인력을 5명 이상 상시고용 해야 한다. 또한, 해당자 명부와 상시고용을 증명할 수 있는 국민연금 등의 가입내역 확인서도 제출해야 한다. 취재 인력을 5명 이상 고용하기 어려운 지역 인터넷 뉴스·1인 미디어 등은 언론으로 등록할 수 없어 취재가 어렵게 되며, 일각에서는 이번 개정안으로 인터넷 언론의 85%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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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유지웅 <평화뉴스> 편집장은 “21세기에 기자 머릿수로 기사 품질을 규정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없다. 선정성 보도나 어뷰징(조회 수를 높이기 위해 유사한 기사를 반복 게재 하는 행위)은 소규모 인터넷 신문의 문제가 아니라 보다 중대형 언론사가 하는 것”이라며 “포털에 검색도 안 되는 작은 언론사는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광고를 위해 기사를 쓴다는 것도 근거 없는 지적이다. 5명도 안 되는 언론사가 광고주에게 압력을 넣을 수나 있나”라며 “한국광고주협회가 발표한 피해 실태 조사 내용에도 소규모 언론사의 사례가 없다. 아무런 설득력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80년대 전두환 시절 1개 도에 언론사 1사만 남기고 폐간한 것과 지금이 똑같다. 언론 탄압은 통진당 해산 사태, 전교조 법외노조화, 국립대 총장 선출 간선제 전환, 국정 교과서 추진 등 하나의 과정에서 진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용길 <뉴스민> 편집장은 “인터넷 신문 등록 현황이 대구경북 600여개다. 이들 전부 3인으로 등록 취소 대상인데, 확인해보니 어뷰징 기사를 작성하는 언론은 하나도 없었다”며 “개정안 사유에 대해 실태가 어떤지 내용을 가지고 반박할 수 있는 보도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모 전국언론노조 대구경북협의회 의장은 “개정안을 통해 헌법에 보장되는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것이 노골화되고 있다. 정부 방침은 인터넷 기반 환경을 바탕으로 한 1인 미디어 시대에도 역행한다”며 “소수지만 일당백으로 활동하는 지역 인터넷 언론의 역할을 축소하고 싶은 것이 정부의 바람”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경진보연대,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인권실천시민행동, 인권운동연대,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전국언론노조대구경북협의회, 대구환경운동연합, 주거권실현을위한대구연합, 민중행동, 포럼 다른대구, 뉴스민, 평화뉴스, 강북인터넷뉴스가?참석했다.

이들은 앞으로 관련 기자회견과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