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에도 와룡시장 인근에 J식자재마트가 들어서면서 매출이 대폭 떨어졌습니다. 우리는 대형마트보다도 식자재마트가 더 무섭습니다”(와룡시장 상인 J씨)
대구의 유명 전통시장인 와룡시장 상인들이 시장 근처에 식자재마트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생계 곤란”을 호소하며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2월, 한 건축주가 달서구 이곡동 1201-2번지의 필지(999.31㎡)에 마트를 들인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상인들의 반발이 시작됐다. 와룡시장상인회는 건축주가 각종 규제를 피하려고 바닥면적을 1,000㎡에 조금 못 미치게 건축 설계했다고 추측한다.
관련 법상 바닥면적이 1,000㎡ 미만인 경우 소매점은 제1종근린생활시설에 해당하며, 면적이 이를 넘어설 경우 소매점은 판매시설에 해당된다. 판매시설로 분류된다면 부설 주차장, 장애인 편의시설 등의 설치 요건이 더욱 엄격해진다.
달서구청은 지난 4월 건축주의 설계가 실질적으로 1,000㎡ 이상인 판매시설과 다르지 않다고 보고 건축심의위원회를 두 차레 제안했으나, 건축주는 모두 응하지 않았다. 달서구청은 지난 4월 건축허가 요청을 반려했다.
이에 건축주는 대구시에 ‘반려처분 취소 심판청구’했고, 29일 대구시 행정심판위원회는 건축주의 청구를 기각했다.
대구시 경제정책관실 관계자는 “건축심의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절차상 하자가 있어 행정심판에서 건축주의 청구가 기각됐다. 건축주는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만약 절차를 다시 이행한다면 건축계획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절차대로 한다면 반려할 수만은 없다. 대구시의 전통시장 정책과는 별개로 상인들도 자구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선주 와룡시장상인회장은 29일 대구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식자재마트가 들어온다면 와룡시장에서 판매하는 품목과 99% 겹치게 된다. 만약 합법적인 조건을 갖춘다 하더라도 21년 명맥을 이어온 시장의 1천여 명 영세상인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기 때문에 입점을 반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