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경북본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지침 이행을 요구하며 김충섭 김천시장실을 점거하고 이틀째 농성 중이다. 정규직 전환이 늦어지면서 전환 대상인데도 계약 만료로 일자리를 잃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생겨 노조는 고용보장 대책을 우선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30일 오후 3시께 민주노총 경북본부, 공공운수노조 대구경북본부, 공공운수노조 경북지역지부 등 민주노총 간부 5명이 김천시청 2층 김충섭 김천시장실을 점거했다. 이들은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지침 이행 ▲김천시 통합관제센터 등 비정규직 고용보장 대책 등에 대해 김충섭 시장과 면담을 요구하며 31일 이틀째 농성 중이다.
김천시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이 늦어지면서 계약 만료로 일자리를 잃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생기고 있다. 노조(공공운수노조 경북지역지부 김천시통합관제센터분회)에 따르면, 오는 11~12월 통합관제센터 비정규직 3명이 계약이 만료된다. 지난 8월 통합관제센터 비정규직 노동자 1명이 계약 만료됐다가 시청의 행정 착오로 다시 복직되기도 했다. 이들은 정규직 전환 대상이지만, 전환 시점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조창수 공공운수노조 경북지역지부 부지부장은 “정규직 전환 논의에 진전이 없다. 우선 가장 필요한 것은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의 고용 보장이다”며 “고용 보장을 약속받기 전까지 농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천시는 올해 초 기간제 비정규직 429명(2017년 6월 고용노동부 특별실태조사 기준) 중 36명만 우선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김천시는 예산을 이유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을 순차적으로 한다는 계획이다. 정규직 전환 시점이 정해지면 지난해 정부 지침 발표 시점(7월 20일) 근무자와 전환 시점 근무자의 제한 경쟁을 통해 전환 대상자를 뽑는다.
전환 시점이 정해지기 전에 계약이 만료되면 정규직 전환 공고가 날 때까지 일자리를 잃는 상황이다. 제한 경쟁에 참여하더라도 정부 지침 발표 시점 근무자와 전환 시점 근무자 둘 중 1명은 탈락할 수밖에 없다.
김천시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 계획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순차적으로 준비 중인 상황”이라며 “논의는 계속하고 있었는데 노조에서 갑자기 점거한 상황이라 대화가 중단됐다”고 말했다.
김천시는 농성자들에게 현재(31일 12시)까지 두 차례 퇴거 요청을 했다. 시청 밖에서 집회 중인 민주노총경북본부 ‘2018 도보순회 투쟁단’이 시청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시청 문도 걸어 잠갔다.
한편, 민주노총경북본부 ‘2018 도보순회 투쟁단’은 30일 오후 2시 김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부진하고 기만적인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약속을 우리의 투쟁으로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