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7일부터 첫 행정감사를 앞둔 8대 대구시의회가 최근 상임위별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이 중 일부 상임위는 피감 대상이 되는 출자·출연 기관이나 공사, 담당 부서 간부들과 함께 해외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확인된다.
29일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구경실련)이 공개한 대구시의회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 심사자료’를 보면 대구시의회 5개 상임위원회(기획행정·문화복지·경제환경·건설교통·교육)는 각각 지난 17일부터 29일까지 3박 4일 또는 4박 5일 일정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건설교통위와 문화복지위가 17일 떠나서 각각 20일, 21일 돌아왔고, 기획행정위와 교육위는 동일하게 22일 떠나서 25일 돌아왔다. 경제환경위는 25일 떠나서 29일에 돌아왔다. 건설교통, 기획행정, 교육위 등 3개 위원회가 일본을 다녀왔고, 문화복지위는 중국, 경제환경위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다녀왔다.
이중 경제환경, 건설교통, 교육위는 대구시 출자·출연 기관이나 공사, 시청과 교육청 간부 등이 동행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들 기관은 곧 있을 대구시의회 행정감사 피감 기관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경제환경위는 대구환경공단 사업운영본부장, 대구테크노파크 원장, 대구엑스코 경영지원본부장, 대구경북디자인센터 원장, 한국섬유개발연구원 기업지원실장 등이 동행했다. 건설교통위는 대구시 도시재창조국장, 건설교통국장, 공항추진본부 이전터개발과장, 대구도시공사 청렴감사실장, 대구도시철도공사 기술처장 등이 동행했고, 교육위는 대구교육청 정책기획관, 교육복지과장 등이 함께했다.
대구시의회 사무처에 따르면 상임위별로 계획을 짜는 과정에서 유관기관 동행을 결정했고, 계획 심사 과정에선 별다른 의문 없이 그대로 반영됐다. 유관기관 동행자의 여행 경비는 각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공무원들이 우르르 같이 가는 것도 부적절한 측면이 있는데, 피감기관하고 같이 가면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를 일”이라며 부적절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조광현 사무처장은 “상식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도 피감기관에서 수발을 들거고, 접대를 했을 거라는 의구심이 든다”며 “의구심이 사실이든 아니든 행감 이후로 일정을 미뤘어도 될 텐데, 시의회가 불필요한 오해와 불신을 자초할 필요는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유관기관 간부들과 동행한 한 상임위원장은 “전문가들이 함께 가니까 전문적인 영역에서 설명도 해주고 해서 연수에 오히려 도움이 됐다”며 “그래서 되려 우리가 커피를 사고, 식사도 사고 했다. 밤 11시까지 일정 소화하고 논의하면 새벽 1시도 될 정도로 알찬 연수였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