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노조 가입자 동향을 파악하고 노조 활동을 방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중간관리직을 선정해 금속노조 가입을 방해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금속노조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을 노조법 위반 혐의로 고소할 방침이다.
금속노조는 이정미(정의당), 송옥주(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함께 23일 오전 9시 20분 국회 정론관에서 ‘포스코의 현장 개입 폭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9월부터 사문화돼 있던 부(部)리더, 부(部)공장장 직책을 만들었다. 이 직책은 현장 노무 관리를 주 업무로 하며, 1개월 동안 43명이 발령됐다. 직책보임자들은 10월 급여부터 직책수당, 활동비 인상을 통해 연봉 70~450여만 원 인상키로 했다.
노조는 일부 직책보임자가 ▲노조 비방 ▲직원 성향 파악 ▲특정 노조 가입 유도에 나선 것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5시, 최정우 회장 등 관리자 27명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할 계획이다.
노조는 ‘주임단 비상대책 회의’ 이후 직책보임자들 사이에서 오간 메일을 통해 금속노조 가입자를 파악하려 한 정황을 밝혔다. 노조가 입수한 자료에는 직원을 회사 우호그룹(O), 불만/(금속노조)가입 의사그룹(△), M(민주노총 금속노조)가입 의심/확인 그룹(X)으로 분류 파악하라는 지시가 담겨 있다.
해당 자료에는 “관심(가입) 직원 일일 케어방안, 불만직원 대상 케어방안 및 민씨 이해 및 설득방안” 등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에 대한 관리 방안으로 추정되는 문구가 나와 있다. 또한, “타 작업자에게 전파되지 않도록 차단하며 주임, 파트장이 밀착대응하여 탈퇴를 권유하도록 진행”하라는 내용도 있다.
이정미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회사가 부당노동행위를 일삼고 있다. 노조 파괴를 위한 포스코의 태도는 막무가내”라며 “사문화된 직책보임자를 늘리고 그들에게 활동비를 지급해 직원을 관리하도록 했다. 직원 성향을 분류하고 기업노조 가입을 권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부당하게 노조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포스코는 금속노조에 대해 조직적으로 폄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대정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장은 “직책보임자의 노무관리 수당이 상향됐고 노무 통제를 위한 부리더, 부공장장 인사도 대거 발령됐다”라며 “정부는 근로감독관을 파견해서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감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포스코노조 법률지원단장을 맡은 권영국 변호사는 “주임단 대책회의에서 직원 성향을 분류했다. 민주노총에서 탈퇴하게 하려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기업이 이런 일을 하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 관계자는 “새로운 직책이 생긴 것은 없다. 원칙적으로 노조는 자율적으로 선택해야 한다”라며 “직원을 따로 관리하는 것은 오히려 회사로서도 위험한 일”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