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이 쓰고, 대구의 도서출판 한티재가 펴낸 ‘들꽃, 공단에 피다’가 제2회 한국지역출판대상 천인독자상 대상으로 선정됐다.
2017년 출간한 ‘들꽃, 공단에 피다’는 경북 구미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노동자 22명이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기록한 책이다. 9년을 넘게 일해도 최저임금 수준인 월급과 부당한 처우가 이어지자 2015년 5월 29일 노조를 결성한 노동자들은 한 달이 지나자 해고를 통보받았다. 해고 이후 공장 앞, 구미시내, 전국 곳곳을 누비며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로서 겪은 저마다의 삶의 기록을 책 한 권에 담았다. 이들은 아직도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한국지역출판대상 천인독자상 심사위원회는 ‘들꽃, 공단에 피다’의 대상 선정 이유를 “이 책은 22명의 노동자가 저자이다. 지역출판사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역 노동문제와 현실을 한권의 책으로 담아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출판사가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의 목소리를 담아 노동현장을 기록으로 남긴 소중한 작업”이라고 밝혔다.
책의 저자 중 한 명인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은 “특별한 얘기가 아닌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을 담은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줘서 기쁘다”며 “3년 2개월 동안 노동3권도 보장받지 못하는 비정규직으로 힘들게 싸우고 있는 지친 우리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는 상”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가 주최하는 한국지역출판대상 천인독자상은 천 명의 독자가 상금을 모아 지역 소재 출판사를 대상으로 수여하는 상으로 지역 출판사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책, 출판사의 기획과 작가의 치열함이 돋보인 책, 작품으로서 독창성과 완성도가 높은 책을 선정한다.
제2회 한국지역출판대상 천인독자상 대상 시상식은 ‘2018 수원한국지역도서전’ 기간 중인 9월 8일(토) 선경도서관 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천인독자상 공로상에는 ‘청사포에 해녀가 산다’, ‘정약용, 길을 걷다’가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