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대구,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1단계부터 제대로”

8개 구·군청 모두 간접고용 비정규직 정규직화 마무리 못 해
대구교육청, 대구도시철도공사 등도 아직 논의 중

17:39

공공부문 2단계 기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이 시작된 가운데 민주노총 대구본부가 1단계 기관 정규직 전환조차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16일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지역 공공부문 1단계 기관 중 노조가 있는 곳만 보더라도 이것이 정규직 전환이 맞느냐는 의문이 든다”며 “1단계 전환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데 2단계 전환이 제대로 될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1단계 대상 기관은 중앙정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지방공기업, 국공립 교육기관이다. 지난 5월 정부는 ‘공공부문 2단계 기관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2단계 기관은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 기관, 공공기관·지방공기업 자회사다. 이들 기관은 오는 8월까지 기간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결정기구, 9월까지 파견·용역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결정기구를 꾸리고, 각각 10월, 12월까지 전환을 마무리해야 한다.

하지만 1단계 기관조차 정규직 전환이 마무리되지 않았고, 전환되더라도 정규직이 아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대구시청과 8개 구·군청은 기간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은 마무리했지만, 파견·용역 등 간접고용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완료한 곳은 한 곳도 없다. 5개 공기업 중에는 유일하게 대구도시철도공사가 정규직 전환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대구교육청은 기간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마무리하고, 간접고용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를 진행 중이다. (관련 기사 : 대구시 간접고용 406명 정규직 전환 논의 중…얼마나 전환될까?)

이밖에 대구 소재 공공기관 중 한국가스공사, 신용보증기금, 한국마사회 대구지부, 한국정보화진흥원 등이 정규직 전환을 심의위원회를 진행 중이지만, 전환 대상과 전환 방식을 두고 노사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한국가스공사, 신용보증기금, 한국마사회 등은 아직 전환 대상, 방식조차 확정되지 않았다”며 “심지어 대구교육청은 그동안 파견 업무에 대해 공무원을 채용하겠다며 전환 대상자인 파견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마사회는 지난 7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사례집’에서 원만한 노사합의를 통한 정규직 전환 결정으로 우수 사례로 실렸지만, 간접고용 정규직 전환 방식을 두고 노조는 직접 고용, 사측은 자회사 설립 방안을 주장하며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이재식 공공운수노조 대구경북본부장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이 우려했던 것 이상으로 지지부진하다. 분명히 상시지속업무는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자회사 설립을 강요하고 있다”며 “사정이 이런데도 이를 관리해야 할 고용노동부는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구시 출자·출연 기관 23개 중 공무원 파견으로 별도 인력이 없는 5곳을 제외한 18개 기관이 2단계 전환 대상 기관이다. 고용노동부 2단계 특별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관 비정규직 노동자는 모두 77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