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의회 ‘법인카드’ 청구서] ② 4년 교육비보다 송년회 1번에 돈 더 쓴 대구시의회

2014, 2015년 송년 행사로 호텔가고, 뷔페 불러 879만 원
교육비로는 0.6%, 430만 원···2014년 송년 행사 비용보다도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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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회는 8개 기초의회를 포함한 9개 대구 지방의회 중 가장 많은 의정운영공통경비를 쓰지만, 운영 실태는 가장 불량하다. 2014년 7월부터 2018년 6월까지 대구시의회가 사용한 의정운영공통경비(의정경비)는 7억 4,296만 9,370원이다. 이 중 70.6%에 달하는 5억 2,470만 8,920원을 식대로 쓴 반면 교육비에는 고작 0.6%, 430만 원을 썼다. 9개 지방의회 중 교육비 지출 비율이 가장 적다.

2014, 2015년 호텔 송년회, 뷔페 불러 879만 원
교육비로는 0.6%, 430만 원 지출···2014년 송년 행사 비용보다도 적어

▲대구시의회 4년치 의정운영공통경비 사용 현황

대구시의회가 지난 4년 동안 쓴 의정경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눈에 띄는 지출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식대부터 살펴보면 대부분을 회기 중 사용했지만, 비회기 중에 사용한 것도 53건 3,002만 9,800원 있다. 이 중 뚜렷한 업무 관련성을 확인할 수 없이 ‘의원 간담회’ 경비로 처리된 식대는 29건 1,982만 5,500원이다.

식대 중 가장 눈에 띄는 비용은 송년 행사 비용으로 1회에 300만 원 이상을 지출했다. 대구시의회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동안 ‘송년의 밤 개최 경비’로 총 808만 원을 썼다. 2014년과 2015년에는 송년의 밤 행사를 호텔에서 열고, 각각 345만 원, 319만 원을 썼다. 2014년 송년의 밤 행사로 쓴 345만 원은 단일 식대로 가장 많이 지출한 내역이다.

2014년과 2015년에는 송년의 밤 행사와 별개로 송년 다과회도 개최했는데, 각 100만 원, 115만 원을 들여 출장 뷔페를 불렀다. 이 비용을 합하면 2년간 송년회 경비로만 879만 원을 썼다.

2016년부터는 송년 행사 비용이 줄었는데 2016년에는 송년의 밤 행사 개최 비용으로 143만 원을 썼고, 2017년에는 송년 다과회 경비로 127만 원을 썼다. 2년간 송년 행사 경비가 2014년 송년의 밤 경비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대구시의회 의정경비 식대 지출이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대구시의회가 교육비에 지출한 비용이 0.6%에 그치기 때문이다. 액수만 보면 430만 원으로 2014년 송년의 밤과 송년 다과회 행사 비용으로 지출한 445만 원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의회사무처 관계자는 의정경비 중 식대 비중이 대부분이고 교육비 비중이 거의 없는 이유에 대해 “교육비가 적은 건 의원님들 교육 요청이 없어서, 요청한 만큼만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 요청은 하지 않고, 대부분을 식대로 사용했다는 의미다.

언론사 신년교례회 참석비 내고
연말연시 불우이웃 돕기 성금 내고
군부대 위문금도 의정경비로

▲2014년 12월 19일, 대구시의회는 대구 모 호텔에서 송년의밤 행사를 개최했고, 345만 원을 비용으로 지출했다. (사진=대구시의회)

대구시의회는 이밖에도 눈에 띄는 지출을 여러 건 했다. 매해 신년 초 매일신문사가 개최하는 신년교례회에 참석하면서 참석비를 경비(4년, 119만 원)로 지출했고, 연말연시 불우이웃 돕기 성금, 군부대 위문금도 경비로 지출했다. 성금은 모두 17회 1,350만 원, 군부대 위문금은 400만 원씩 4회, 1,600만 원 사용했다. 해당 비용은 대구시의회만 독특하게 의정경비를 사용했거나 대구시의회를 포함해 기초의회 1~2곳 정도가 함께 비슷한 명목으로 지출한 경우가 있는 사례다.

김성년 정의당 수성구의원은 “우리 의회는 의원들이 회비를 내서 조성한 경비에서 신년교례회 참가비나 성금처럼 의회 예산을 사용하기에 부적절한데 쓰고 있다”며 “시의회에서 예산으로 참가비나 성금을 낸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사무처 관계자는 행안부가 매년 제시하는 지자체 예산편성 운영기준에 따라 각종 비용을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의정활동 수행에 필요한 경우 위로금, 격려금 및 소액 경비는 관련 증빙 서류 첨부해서 집행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다”며 “그 기준에 맞춰 위로금과 격려금을 경비로 지출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가 설명한 내용은 행안부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 중 ‘세출예산 성질별 분류’에 언급되는 내용이다. 해당 내용을 보면 의정활동 수행에 필요한 경우 위로금, 격려금 및 소액 경비는 관련 증빙서류를 첨부해 현금 집행이 가능하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 사용하는 비용을 위로금, 격려금과 같은 선상에서 볼 수 있을지 의문이 남고, ‘소액’이라는 기준 역시 모호하다. 17회 1,350만 원이 지출된 성금은 1회 평균 약 80만 원, 군부대 위문금은 1회 400만 원이 사용됐다.

*데이터 분석 도움=김서현 공공저널리즘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