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아이쿱생협은 복잡하고 어려운 현행 식품표시제를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바꾸자는 취지로 “예외없는” 식품완전표시제 캠페인(inmycart-icoop.org)을 벌여왔습니다. 시민과 함께 식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유함과 더불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소비자가 윤리적 소비를 선택함으로써 한국 농업을 지키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 가기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예외없는” 식품완전표시제 시민 캠페인 펀딩에는 9월 22일까지 3만 5천여명의 소비자들이 참여했습니다. 오는 10월 17일 ‘아낌없이 표시하자’는 슬로건을 걸고 서울, 광주, 대구에서 축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에 <뉴스민>은 아이쿱생협과 ?시민기자가 쓴 기사와 인터뷰를 17일까지 연재합니다. 세?번째 글은 책 ‘먹지마세요 GMO’ 서평입니다.]
먹지마세요 GMO
당신이 지금 프랑켄슈타인 음식을 먹고 있다면?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유전자 변형(재조합)의 실체를 밝힌다
2008년에 초판을 찍어낸 이 책은 GMO의 종주국인 미국인들이 썼다는 점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틴티틀 유전공학박사, 그린피스 활동가 킴벌리 윌슨이 함께 지었다.
우리의 식탁을 점령해버린 유전자 조작 식품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책이다.
우리가 마루타?
몬산토라는 다국적기업에서 1996년에 유전자조작 식품의 개발이 처음 시작됐다. 불과 20년의 짧은 역사를 가진 것이다. 인체에 유해한지 안전성을 검증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 아닐 수 없다. 객관적이고 장기적인 실험을 거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현재 버젓이 GMO식품들이 우리의 식탁을 장악하고 있다. 혹시 우리가 검증을 위한 실험 대상자가 아닐까? 안전성 검사를 시행할 때, 최신형 시험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이 우리가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는 공감에 소름이 돋는다.
유전공학의 컴퍼스
영화 ‘제보자’를 기억한다. 황우석 박사 스캔들은 그 당시 국민 전체를 정신적 충격에 빠뜨렸었다. 유전공학은 어디까지 왔을까? 복제양 돌리를 알듯이 생명체를 그대로 복제하는 기술뿐 아니라, 사람의 유전자를 돼지에, 물고기의 유전자를 딸기에,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식물에 이식해서 원하는 목적을 이뤄내는 수준 이상이다.
슈퍼마켓에서 골라 담은 토마토 속에 물고기 유전자가 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얼마나 황당할까?
그 사람이 채식주의자라면 화가 날지도 모른다. GMO는 이렇게 종을 뛰어넘는 실험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어둠 속에서 총쏘기
보통 유전자 조작 실험은 한 가지에 400번에서 ~수천 번의 실험 과정을 거친다. 260번의 실험 만에 복제양 돌리도 만들어졌다. 나머지 259번의 실험은 기형이 되거나 사산되거나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즉 돌연변이 생명체들이 만들어진다. 생태계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어둠 속에서의 총쏘기와 다를 바 없다.?유전공학은 이식 매개체로 바이러스와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사용한다. 이 책은 무엇보다 유전공학의 변화무쌍함과 불확실성을 지적하고 있다.
그 불확실한 유전공학으로 만들어진 음식을 우리가 먹고 있다는 것이다. 일명 시험관 음식이다.
단일경작의 재앙
게다가 식품의 유전공학은 단일 경작을 부추겨서 종의 다양성을 무시한 농업 방식을 선택한다.재난 대부분은 인기 있는 몇몇 작물만 재배한 데서 기인한다.
한 가지 감자품종만 재배했던 1845년 아일랜드에서 감자마름병이 덮쳐서 많은 아일랜드인이 굶어 죽은 사례가 있다. 그만큼 종의 다양성은 기후변화와 병충해를 대비하기 위해서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
유전자조작 표시
미국에서는 유전자 조작 식품을 별도로 표시할 의무가 없다. 그런데 육안으로 차이가 난다면 피해 갈 수도 있으련만 전통종자와 유전자조작 종자는 눈으로도 구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큰 문제다. 슈퍼에서 쇼핑 카트에 담는 것들이 유전자 조작인지 아닌지 알 길이 없는 것이다.
특허
몬산토, 듀폰, 신젠타, 다우케미칼, 아벤티스는 유전자 관련 5대 거대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은 제초제에 끄떡없는 박테리아 유전자를 이식한 콩과 옥수수 종자를 만들고, 해충에 저항할 수 있도록 해충이 먹으면 죽는 종자를 만들어 특허를 냈다.
특히 몬산토사는 유전자조작 종자와 제초제를 세트로 농민에게 판매하면서 자신의 회사 것만 쓰겠다는 계약서를 쓰게 하고, 특허료를 지불할 것이며, 미래에 심을 종자를 따로 보관하지 않겠다는 데 동의하도록 종용한다.
터미네이터
몬산토사는 아예 식물이 스스로 자신의 씨앗을 죽이도록 프로그램 한 ‘터미네이터’ 기술을 종자에 넣어 버린다. ‘씨 없는 씨앗’을 통해 다음 해에는 뿌려도 수확이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농민이 매년 종자를 사게 해서 이윤을 챙긴다. 열매를 맺지 못하는 씨앗의 꽃가루가 바람이나 곤충에 의해 다른 밭으로 옮겨지면 부근의 정상적인 작물들마저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될 수도 있어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항생제 내성
유전자조작 종자는 항생제 내성균을 포함하고 있다는 데 대부분의 과학자가 그 심각성을 인정했다.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늘 먹고 있는 셈이다. 그러다 세균에 의해 질병이 발병했을 때 병을 치료하는 항생제가 더는 듣지 않아 더 독성이 강한 항생제(약물)에 의존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거의 9백만 명이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에 감염되고 있고, 6만 명 이상의 환자가 사망한다는 통계를 볼 때, 유전자 조작 음식을 먹으면 먹을수록 면역력을 상실해 간다고 할 수 있다.
우유는 안전한가?
이 책은 우유에서 검출되는 유전자 조작 성장 호르몬 rBGH의 위험성을 경고한다.이 유전자 조작 성장 호르몬을 맞은 젖소는 정상적인 젖소보다 많은 양의 우유를 생산하게 된다.
하지만 이 우유는 유방의 감염 때문에 생긴 고름, 그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투여한 항생제, 유방암과 위암, 전립선암의 발병 원인과 관련 있는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 IGF-1 등에 오염되어 있다고 한다.
이 호르몬은 젖소의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난소낭종, 자궁질환, 회태기간 단축, 저제충 송아지, 쌍둥이 증가, 잔류 태반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 캐나다에선 이미 사용 금지됐다. 미국에서는 ‘rBGH 프리’라고 쓰인 우유의 소비가 더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눈으로 구별이 안되는 유전자 조작 식품
소비자들은 성분표시를 통해 자신이 먹는 식품 속에 어떤 성분이 얼마나 함유된 지 알 수 있다. 유전자 조작 또한 성분표시가 되어 있지 않으면 어떤 성분인지 알기 어렵다. 샐러드에 들어있는 토마토와 프라이팬에 두른 기름이 모두 위험할 수 있다. 청량음료 역시 유전자 조작 옥수수 전분당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성분표시 문제에 대단히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비자들의 알 권리가 위태롭기 때문이다. 미국의 식약청인 FDA는 자발적인 식품표시 정책을 허용했을 뿐 소비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FDA는 생명공학 기업들의 ‘워싱턴 지사’라고 불릴 만큼 그 기업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밝힌다.
몬산토사와 정부가 회전문을 형성하면서 서로 봐주고 있으므로 식품에 관한 문제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형국이다. 유전자 조작 성분이 함유된 모든 제품에 성분표시를 지시한 유럽의 성분 표시제와는 대조적이다.
오프라 윈프리
“앞으로 다시는 햄버거를 먹지 말아야겠어요.” 이 한 마디로 오프라 윈프리는 육우업계의 소송을 당했다.
미국이 헌법에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음에도, 13개 주에서 시행되고 있는 식품비방 금지법 때문에 길고 긴 법정 투쟁을 이어가다 결국 오프라가 승소했다. 승소를 한다해도 고액의 소송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오프라이기에 감당할 수 있었겠지만 일반사람들은 엄두도 못 낼 일임엔 틀림없다.
식량 전쟁 법정투쟁
몬산토 다국적기업은 언론을 통제하고 협박함으로써 진실이 알려지는 것을 막아왔다. 이에 굴하지 않고 시민단체가 선두에서 소송과 청원을 제기하면서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시민들의 빗발치는 청원서로 농무부의 결정이 철회되는 사례도 있었기 때문에 시민들이 서로 협력하고 법률시스템과 언론을 잘 활용해서 우리의 식량안보를 위한 전쟁의 투사로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고 이 책의 저자는 주장한다.
전 세계 농민들이 다국적 기업의 생명공학 농노로 전락하고 있고, 식물의 종자는 인류 공동의 유산임에도 불구하고 특허라는 명분으로 유산을 도둑질당하고 있다. 이런 생물학적 해적 행위는 인류의 재앙에 가깝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이런 심각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먹지마세요 GMO’ 이 책에서는 다섯 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첫째, 인증된 유기농 제품을 구입하라
둘째, 자신이 먹을 것은 스스로 길러라
셋째, 달력을 활용하라-제철 식품을 구입하라. 먹을거리의 자연스러운 주기를 무시하지 마라.
넷째, 농민과 시민들이 함께 연대하라
다섯째, 식품완전표시제를 위해서~안전한 식량 공급 체계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행동하라!
먹지마세요 GMO
이 책을 통해서 생명공학의 우수성이 나쁜 방향의 과학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 나쁜 과학을 활용해 자신들의 이윤 창출에만 몰두한 다국적 거대 기업은 인류의 건강과 농업의 미래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 배경으로 서 있는 정치세력과 법률의 행태에 희망까지 잃어버리게 된다. 이런 불리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가 알 권리, 선택할 권리를 위해 스스로 권리를 찾아가지 않는다면 프랑켄슈타인 같은 괴물 음식을 먹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암울한 현실임을 깨닫게 된다.
글, 사진_용감한 마누라(아이쿱시민기자/울산시민iC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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