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의장단 선출 문제로 대결하고 있는 대구 북구의회는 6일 개원식도 민주당 구의원들이 불참하면서 파행했다. 6일 오전 11시 북구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개원식에는 전체 의원 20명 중 한국당 구의원 11명만 참석했다. 민주당은 오전 11시 40분께 구청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을 규탄했다.
민주당 9석 한국당 11석으로 구성된 북구의회는 지난 5일 의장단 구성 과정에서 마찰을 빚었다. 민주당은 부의장과 4개 상임위원장 중 한자리를 요구했지만, 한국당은 이를 거부했다. 5일 오전 10시께 열린 회의에서 의장에는 한국당 이정열 의원(산격·대현동)이 당선했지만, 부의장 선거를 앞두고 정회를 거듭했다.
민주당은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한자리를, 한국당은 거부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밤 9시께 민주당은 부의장 선거를 보이콧했고, 한국당 의원들로만 진행된 선거에서 한국당 신경희 의원(태전1·관문동)이 선출됐다.
이후 민주당은 부의장 대신 운영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 두 자리를 요구했다. 운영위원장은 4개 상임위 중 선임위원장 격이어서 위원장실도 별도로 제공된다. 한국당은 운영위원장을 내주는 데도 동의하지 않았다. 6일 오전까지 한국당의 타협안을 기다리던 민주당은 오전 10시 50분께 최종적으로 타협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개원식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이정열 의장이 운영위원장 대신 행정자치위원장과 사회복지위원장을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를 수용하기로 했지만, 이정열 의장이 다시 행정자치위원장도 양보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바꾸면서 파행하고 말았다.
반면 이정열 의장은 “그쪽(민주당)에서 행정이랑 복지 두 곳을 주면 자기들도 (납득이) 안 되겠나 하시더라”며 “확답을 해줄 순 없어서 개원식부터 하고 의견 조율을 하자고 했는데, 확답을 안 해주면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개원식도 파행했다. 북구청 입구에서 개원 기념사진을 찍을 때는 기자회견을 준비 중인 민주당 의원들이 옆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한국당 의원들만 사진을 찍는 멋쩍은 상황도 연출됐다.
민주당 구의원 9명은 11시 40분께 구청 입구에서 긴급하게 기자회견을 열고 “변화를 갈망하는 북구 주민의 민의를 저버린 자유한국당의 행태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한국당을 비판했다.
이들은 “특정 정당이 독식하는 북구의회가 된다면 민주 의회 정치를 역행하는 심각한 적폐 행위”라며 “주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민주적이고 공정한 절차와 방식으로 북구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인사들로 의장단이 구성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끝으로 “민주당 구의원은 주민대표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오직 주민만 바라보고 일하겠다”며 “의회와 집행부가 소통해야 하며 지방자치의 구성원인 지역 주민들의 통합,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구의회는 5일 다 하지 못한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6일 오후 2시 회의를 속개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회의에 불참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가 있는 봉하마을을 참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