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의회서 대구·경북 최초 더불어민주당 의장이 탄생한다. 5일 수성구의회 의장단 선출을 앞두고 민주당 김희섭(61) 수성구의원, 부의장에는 자유한국당 최진태(58) 구의원이 단독으로 후보 등록을 마쳤다. 투표 절차가 남았지만, 민주당과 한국당이 조율을 마친 상황이어서 당선이 확정적이다.
민주당은 6.13 지방선거에서 수성구의회 의석 전체 20석 중 절반(10석)을 차지했다. 나머지 10석은 한국당 9석, 정의당 1석 순으로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상황이어서 일찌감치 민주당 의장 탄생이 점쳐졌다.
당초 한국당 내 3선인 조규화(69) 구의원이 나서면 정의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민주당과 한국당이 김희섭-최진태 구의원으로 교통정리 하면서 큰 분란 없이 의장단 선출이 마무리된 것이다.
조 구의원이 나섰을 경우 표결 결과가 동률(10대 10)로 나오면 연장자인 조 구의원이 의장을 맡을 수 있기 때문에 정의당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민주당과 한국당은 공조를 선택했다. 김희섭-최진태 구의원은 모두 재선으로 지난 4년 동안 함께 의정 생활을 한 경험이 있어서 공조, 합의가 수월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정당 정체성 등을 고려할 때 공조가 예상됐던 정의당과는 별다른 협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성년 정의당 구의원은 3일 개인 SNS에 “수성구의회 장밋빛 협치 전망, 하지만 언론에 나오지 않는 이야기”라는 글을 통해 수성구의회 의장단 선출 과정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김 구의원은 2016년 의장단 선거 선출 과정을 설명하면서 “이번 선거에서 주민들이 10명의 민주당 의원을 의회로 보낸 건 한국당 독점 의회를 개혁하고 한국당 단체장을 제대로 감시하고 견제하라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지리멸렬한 한국당 상황을 이용해 갈라치기로 한국당 일부 의원과 손잡았다”고 짚었다.
김 구의원은 “의회 개혁에, 한국당 단체장 견제와 감시에 한국당 의원들이 함께할까? 내 8년 경험으론 절대 그렇지 않다”며 “압도적 지지로 10명이나 되는 의원을 보내준 주민의 뜻을 배반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민주당과 한국당은 의장-부의장 뿐 아니라 운영위와 상임위 등 4개인 위원장 자리도 2개씩 나누기로 합의를 이뤘다. 운영위원회와 사회복지위원회, 행정자치위원회, 도시보건위원회 등 4개 위원회도 운영위와 사회복지위를 민주당, 행정자치위와 도시보건위를 한국당이 맡는 거로 합의가 된 것으로 확인된다.
한국당 소속 한 구의원은 “민주당에서 의장, 한국당이 부의장하고 상임위원회도 2개씩 사이 좋게 하기로 했다”며 “민주당에서도 1석 많은 권리 행사를 안 하고 함께 하자고 해서 조율이 됐다”고 말했다.
의장이 확실시되는 김희섭 구의원은 2일 통화에서 “아직 소감을 밝힐 단계는 아니”라면서도 “어쨌든 핵심은 소통과 협치를 통해 구의원들이 진짜 구민을 위해 가는 걸 보여주고 싶다. 수성구의회가 타 의회 모범이 되도록 해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