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 위원회(공동위원장 도종환·신학철)가 아트스퀘어 행사 당시 벌어진 검열 사태와 관련된 대구시 공무원 3명에 대한 징계를 권고했다.
27일 블랙리스트 조사위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책임자 130명 중 26명을 수사 의뢰, 104명은 징계를 문체부에 권고하기로 의결했다.
대구아트스퀘어 블랙리스트 사건 관계자인 대구시 공무원 3명은 징계 권고 대상 104명에 포함됐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조사위에 따르면 대구시 공무원 3명은 2017년 대구아트스퀘어 행사에서 사드, 세월호, 박정희 등을 다룬 작품의 전시 배제에 관여했다. 지난 11개월간 관련자 진술을 받아 사실관계를 파악한 결과, 대구시 공무원이 전시 행사 준비 과정에서 작품 배제와 관련해 권한을 넘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체부는 조사위 권고 사항에 대한 법률 검토를 거쳐 권고 사항을 이행할 계획이다. 대구시 공무원에 대한 조치는 문체부에 인사권이 없어 대구시에 징계를 권고하는 방식이 된다.
이원재 조사위 대변인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법규를 준수하고 성실히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 대구시 공무원이 성실의 의무, 공정의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라며 “예술가들에 대한 부당한 배제가 있었다. 지방정부에서 예술가 권리를 보호하지 않은 사례”라고 말했다.
황성운 문체부 대변인은 “행정부처로서 법률 검토와 사실관계를 꼼꼼히 따져보고 이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10월 13일 대구아트스퀘어 조직위원회 회의 자리에서 대구시 공무원 A 씨가 경북 성주군 사드 갈등을 다룬 박문칠 감독의 작품 <파란나비>를 문제 삼으며 검열 사태가 불거졌다. 이후 조직위원회 열린 실무진 회의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 얼굴이 포함된 설치작품(윤동희, <망령>), 세월호를 언급한 작가노트(이은영, <바다 우로 밤이 걸어온다>) 등도 전시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박문칠, 윤동희, 이은영, 김태형 작가가 행사 보이콧을 선언했고, 행사를 담당했던 협력큐레이터도 사퇴했다.
대구시는 작품 검열 사태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1월 7일 행사 개막식에 참여한 권영진 대구시장은 작품검열 사태에 대한 질문에 “대구시는 행사를 지원하고 개입하지는 않는다. 운영은 민간에서 다 한다. 전시하라 말라 하지 않는다. 관이 개입하면 예술을 망친다”라고 말했다.
대구아트스퀘어는 작품 판매를 위한 ‘대구아트페어’, 청년 예술가들이 참여한 ‘대구청년미술프로젝트’ 행사로 구성됐고, 지난해 11월 8일부터 12일까지 열렸다. 대구아트스퀘어 조직위원회는 청년미술프로젝트 운영위원회(6명), 대구아트페어 운영위원회(6명), 조직위원장 총 13명이다. 대구아트스퀘어 행사에는 대구시 보조금 4억 5천만 원이 지원됐다. (관련기사: “사드만 아니면 다른 이슈는 다 괜찮아” 대구YAP 검열 과정 녹취록 공개, 정부 바뀌어도 대구시 주최행사에선 ‘사드’, ‘세월호’ 예술작품 안 된다?, “검열의 명복을 빈다” 대구예술 장례식…권영진 시장 “간섭 안 했다”, 블랙리스트 조사위, “아트스퀘어 검열 사태, 대구시 공무원 개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