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취수원 유해물 검출 논란, 대구시 책임만 묻는 ‘집권 여당’

이재용 더불어민주당 대구위원장 27일 긴급 기자회견
대구시-유관기관에 7가지 요구했지만
‘민주당의 고민과 대안’ 묻자 “마련한 것 없다”

15:10

낙동강 수계에서 인체에 해로운 화학물질이 검출된 후 대구 시민들이 불안과 염려를 드러내고 있지만, 대구시는 ‘걱정말라’는 말만 반복하고,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뚜렷한 해답 제시는 못 한 채 대구시 책임 묻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낙동강 수돗관련 보도가 나온 다음날(22일) 성명을 내고 대책 마련을 촉구한 이후 27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재용 대구시당 위원장은 긴급 기자회견에서 대구시와 유관기관에 7가지를 요구했지만, 정작 여당으로서 역할을 묻자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이재용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27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와 유관기관에 7가지를 요구했다.

이재용 위원장은 대구시에 요구하는 것 외에 여당으로서 민주당이 문제 해결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이냐는 물음에 “낙동강 수계를 관리하는 중앙 부처에 대해서 중앙당을 통해 강력히 항의하는 중”이라고 답변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 위원장은 취수원에 대한 민주당의 고민이나 해평취수원 이전 이외에 다른 대안이 있느냐는 물음에도 “여러 각계에서 대안이 나오고 있지만 시당 입장을 마련한 건 없다”고 말했다.

또 해당 문제가 불거진 후 재점화된 취수원 이전 문제에 대해서도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이 위원장은 취수원 이전에 대한 시당 입장이 무엇이냐는 물음이 이어졌지만, “여러 안을 놓고 대화하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되풀이했다.

이 위원장은 “낙동강 자체가 정화되기 전까지 취수원을 한시적으로 달리 둬야 할 것 같다”며 “취수 지점을 옮기는 것도 방법이고 다른 대안도 있다. 임하댐에서 물을 끌어오는 것도 방법이다. 1조 4천 억 원 정도 들고, 해평으로 취수원을 옮기는덴 3,300억 원 정도 비용적으로 덜 들어서 취수원을 옮기는게 우선적으로 언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대체 취수원을 찾는 방법이 몇 가지 있고 비용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꼭 구미 뿐 아니라 다른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취수원을 한시적으로라도 옮겨야 한다는 대전제에 동의하면서도 어디로, 어떻게 옮겨야 할지에 대해선 ‘방법을 찾아보자’는 수준에 그친거다. 명확하게 해평취수장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대구시와는 차이를 보인다.

이 위원장은 회견문을 통해 스스로 “1991년 낙동강 페놀 사태가 발생했을 때 시민대책위원회와 대구환경운동연합 초대 집행위원장을 맡아 4년간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고, 2005년 6월부터 2006년 3월까지는 환경부 장관을 지낸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현 사태와 관련한 권영진 시장의 해명과 책임 ▲과불화화합물 유출 과정과 취약 계층에 미칠 영향에 대한 역학조사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실시한 낙동강 수계 연구용역 결과 공개 ▲민관합동시스템 구축과 낙동강 화합물질 지도 제작 ▲수돗물 정수시스템 재점검 ▲낙동강 보 수문 개방 ▲시민 소통 등 7가지를 대구시와 유관기관에 요구했다.

한편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26일부터 매곡, 문산 두 정수장에서 매주 월, 수, 금 과불화화합물 검출 농도를 확인해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기한을 정해두지 않고 시민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공개할 계획”이라며 “7월에는 환경부에서 법정 감시 품목으로 지정하게 될 텐데, 그렇게 되면 그 기준에 따라서도 지속 공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환경부가 구미공단 배출원 차단을 완료했다고 밝혔고, 저희도 다시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고도정수처리공정을 위한 예산을 들여 다른 설치를 하는 등 연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