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A 교수가 10년 전 대학원생을 지속적으로 성추행하고, 보직 교수들이 사건을 은폐했다는 ‘미투’ 폭로가 사실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A 교수를 강제 추행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할 예정이지만, A 교수와 보직 교수 4명 모두 징계 시효가 지나 ‘경고’ 통보에 그쳤다.
25일 교육부는 경북대학교 성비위 관련 사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지난 4월 여성단체가 폭로한 A 교수의 대학원생 성추행과 동료 교수의 사건 은폐 등이 사실로 드러났다. (관련 기사 : 경북대 미투 폭로…“10년 전 교수에게 성추행, 합의 강요당해”)
교육부에 따르면, A 교수는 전임 강사로 재직하던 2007년부터 2008년까지 1년에 걸쳐 대학원생에게 수차례 신체 접촉을 했다. 교육부는 A 교수를 강제추행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할 예정이다.
또, 당시 단과대학장은 2008년 11월 주임교수에게 대학원생 피해 신고를 받았지만, 성폭력 상담소나 위원회에 이송하지 않았다. 성추행 사건 조사와 징계 요구 권한이 없는 단과대학장과 대학원 부원장 2명이 A 교수 자율징계 확약서를 마련하고, A 교수와 피해자에게 서명하도록 했다.
특히 교육부는 “사건을 자체적으로 종결 처리한 것은 총장의 성폭력 사건 조치 의무 이행을 방해하는 경우에 해당될 수 있다”면서도 “공소시효가 지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수사 의뢰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A 교수를 포함해 4명의 보직교수에게 모두 ‘경고’ 통보만 했다. A 교수, 단과대학장, 대학원 부원장 2명 등 4명은 중징계 사유, 주임교수는 경징계 사유에 해당하지만 징계 시효(당시 2년)가 지났다는 이유다.
이에 강혜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조직적 은폐가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경고 처분에만 그친다는 것은 굉장히 기만적이다. 과연 교육부가 성폭력 사건에 대응할 능력이 있는지 회의적이다”며 “사건을 은폐한 관련자들을 단호하게 학교 측에서 징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교육부는 경북대학교 옛 성폭력상담소와 인권센터가 부적절하게 운영된 사실도 발견해 ‘기관 경고’를 통보했다. 성희롱 사건을 조사하고 심의·의결하고도 총장에게 결과를 보고하지 않는 등 ▲신고 처리 부적정 ▲인권센터 규정 부적정 ▲성폭력상담소 접수 사건 기록 관리 부적정 ▲성폭력상담소 구성 및 운영 부적정 등이다.
김상곤 교육부총리는 “시효가 지나 징계 처분을 할 수 없게 되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피해 학생이 10년의 세월 동안 겪었을 심적 고통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피해 학생이 2차 피해를 겪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조사 결과 통보 후 이의신청 기간 30일 거쳐 관련 처분을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