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회 지방선거 이후 4년 동안 대구에서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의 득표율 격차는 조금씩 좁혀지고 있다. 읍·면·동별 선거 결과를 보면 민주당 바람은 젊은 지역에서 강하게 불었고,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지역은 한국당에 대한 여전한 지지를 보냈다. 이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 곳은 달성군이었다.
민주당 임대윤 대구시장 후보 1위 동네 5곳
월성1동, 유가읍, 동천동, 안심3·4동, 동천동, 국우동
2014년 6회 지방선거에서 대구광역의원 비례대표 득표율은 새누리당 69.92%, 새정치민주연합 23.80%로 득표율 차이는 46.12%p, 약 3배였다. 3년이 지난 2017년 19대 대통령선거에서 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45.36%,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21.76%, 23.6%p 차이였다. 7회 지방선거 광역의원 비례대표 득표율은 한국당 46.1%, 민주당 35.8%로 두 정당의 차이는 10.36%p로 줄었다.
7회 지방선거에서 임대윤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권영진 한국당 후보보다 더 많은 표를 받은 지역은 동구 안심3·4동(47%), 북구 동천동(47.2%), 국우동(46.4%), 달서구 월성1동(51.5%), 달성군 유가읍 (50.9%) 등 총 5곳이었다.
6회 지선 당시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대구시장 후보는 총 9곳(수성구 황금1동, 고산1/2/3동, 범어1/3/4동, 만촌3동, 달서구 월성1동)에서 앞섰다. 이번 선거 결과보다 4곳이 많았지만, 김부겸 후보 지지가 높았던 동네는 수성구에 몰려 있었다. 김부겸에 대한 지지는 이번 지방선거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민주당 임대윤 후보는 수성구 전체에서 6회 김부겸의 득표율 47.49%보다 약 7%p 적은 40.5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한국당 권영진 후보는 수성구에서 앞선 선거보다 약 3.5%p 증가한 53.4%를 받았다.
민주당 득표율이 높았던 안심3·4동은 동구혁신도시, 월성1동은 월배 신도시 지역으로 젊은 층 인구 유입이 많은 곳이다. 나머지 지역(동천동, 국우동, 유가읍)도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된 곳이었다.
읍·면·동으로 보면, 임대윤 후보는 달서구 월성1동에서 51.5%로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월성1동에서 44.6%를 얻었다. 대구에서 두 번째로 높은 지역이다. 월성1동은 2014년 김부겸 후보가 수성구 황금1동(54.6%), 고산1동(54.5%) 다음으로 높은 득표율(52.8%)을 받은 곳이었다.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대구에서 두 번째로 많은 득표율(27.9%)을 받기도 했다.
젊은 도시로 변한 달성군, 표심이 달라졌다
민주당 광역의원 비례대표 득표율 1위 유가읍, 꼴찌 하빈면
광역비례대표 민주당 득표율이 가장 높은 구·군은 달성군(38.31%)이었다. 임대윤 시장 후보가 최고 득표율을 거둔 지역도 달성군(42.11%)이다. 또, 대구 구·군 중에서 4년 전과 비교해 민주당 시장 후보 득표율 증가폭이 5.75%p(6회 36.36%→7회 42.11%)로 가장 큰 지역이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 유가읍 주민 46.3%는 민주당에 표를 줬다. 대구 전체 읍면동 가운데 가장 높은 지역이다. 유가읍은 2018년 3월 면에서 읍으로 승격했다. 2014년 6회 지방선거에서 유가면 주민들은 새누리당에게 85.9%를 줬다. 대구에서 가장 높은 곳이었다. 동시에 새민련이 대구에서 가장 낮은 득표율(9.4%)을 기록한 곳이었다.
변화는 2015년 19대 대선부터 시작됐다. 2014년 지선 당시 유가면 유권자는 2,205명에 불과했다. 3년이 지난 19대 대선에서 유권자는 16,210명으로 급증했다. 문재인 후보는 이 지역에서 득표율 30.2%를 기록했다. 대구에서 가장 높았다. 4년 만의 급격한 변화였다.
유가읍은 2016년부터 테크노폴리스 내 아파트 입주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2014년 6월 2,641명에서 2018년 5월 28,403명으로 인구가 급증했다. 인구 구성 비율도 크게 달라졌다. 2014년 6월 20~39세 인구 비율은 18.6%에 불과했지만, 4년이 지난 2018년 5월에는 34.4%로 약 2배 증가했다. 40~64세 인구는 43.5%에서 30.2%로, 65세 이상 인구는 28.7%에서 6.2%로 감소했다. 2017년 기준 유가읍 평균연령은 32.6세였다. 같은 시기 달성군 전체 고령인구비율(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1.07%로 대구에서 가장 낮았다. 짧은 시간에 젊은 도시로 변화한 것이다.
대구 읍·면·동 가운데 한국당 득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도 달성군에서 나왔다. 달성군 하빈면 유권자 64.2%는 7회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 한국당에 표를 줬다.
구·군 단위로 한국당 득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구(54.69%)였다. 서구의 모든 동에서 한국당은 득표율 50% 이상 얻었다. 한국당 권영진 후보에게 지속적으로 높은 지지를 보인 곳도 서구(6회 62.85%, 7회 61.51%)였다.
임대윤 후보는 이 지역에서 32.17%로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대선에서도 한국당 지지세가 확고했다. 18대 대선 박근혜 후보, 19대 대선 홍준표 후보가 이 지역에서 각각 84.24%, 54.15%로 대구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거뒀다.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가장 낮은 득표율을 받은 하위 10개 지역 중 7개 동도 서구에 있었다. 2017년 서구의 고령인구비율은 18.1%였다. 2014년보다 고령 인구가 22.2% 늘었고, 3년 사이 대구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된 지역이다. 동일한 기준으로 달성군 고령인구비율 증감률은 -1.4%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서구에도 작은 변화는 있었다. 4년 전(76.62%)과 비교해 한국당 득표율이 21.93%p 감소한 반면, 민주당 득표율은 4년 전(18.03%)보다 12.16%p 높은 30.19%로 증가했다.
민주당의 늘어난 후보, 광역의회·기초의회에서 바람
기초의회 의석 점유율 민주당 43.1%, 한국당 53.5%
이번 선거에 민주당은 후보자 수 자체도 크게 늘어났다. 민주당은 달성군을 제외한 7곳에 기초단체장 후보를 냈다. 달서구에만 후보를 냈던 4년 전과 비교하면 큰 차이였다.
4년 전 민주당은 광역의원 지역구 후보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23명이 출마했고(서구 전체, 동구제2선거구, 달성군제2선거구 제외), 4명이 당선됐다. 이번 선거전까지 대구에는 한 번도 민주, 진보정당 계열 지역구 시의원이 없었다. 한국당이 전석을 휩쓸었던 지난 선거와는 결과가 달랐다.
중대선거구제인 기초의회 선거는 지난 6회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공천한 지역구 기초의원 후보는 102명이었고, 그중 약 76%인 77명이 당선됐다. 같은 시기 새민련에서 공천한 후보는 불과 15명이었고, 그중 9명이 의회에 진출했다. 그에 비교해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공천한 지역구 기초의원 후보는 총 46명이었다. 4년 전보다 민주당 출마자 수가 3배 이상 증가했다. 그중 1명을 제외한 45명이 모두 당선됐다.
이러한 결과는 지금까지 한국당이 독점해왔던 지방의회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회 지선 결과, 대구 8개 기초의회에서 한국당(새누리당) 의석 점유율은 75%였다. 민주당(새민련)은 11.2%, 진보정당들은 2.6%(노동당 0.86%+정의당 1.72%)였다. 무소속 의원 비율은 11.2%였다. 반면 이번 7회 선거 결과, 민주당 기초의회 의석 점유율은 43.1%로 증가했다. 한국당의 점유율은 53.5%로 떨어졌다.
특히, 수성구에서는 민주당이 의석수 절반(총 20석 중 비례 포함 10명)을 차지하게 됐다. 정의당도 대구지역 김성년 후보가 3선에 성공하면 수성구의원 1석을 확보했다.
6회 지선 대비 정당 득표율에도 변화가 있었다. 광역의원비례대표 선거에서 한국당은 6회(69.92%) 대비 23.78%p 낮은 46.14%를 득표했다. 반면 이번 6.13 선거에서 민주당은 6회(23.8%)보다 11.98%p 높은 35.78%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