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결과 경상북도 도지사 선거는 이철우 자유한국당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오중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4.3%를 얻었다. 경북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최초로 30% 벽을 넘어섰다. 또, 첫 민주당 구미시장 당선자가 나왔고, 포항과 칠곡, 의성, 구미에서는 경북도의원 지역구 당선자도 배출했고,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역대 최고 당선자(38명)를 배출했다. 경북에서도 보수정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던 모습은 사라졌고, 세대별로 투표 성향이 바뀌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3개 시·군별로 살펴본 경북도지사 선거
오중기 후보, 경북 평균보다 젊은 구미, 칠곡, 포항, 경산에서 높은 득표율
도의원 당선자 7명 가운데 6명도 구미, 칠곡, 포항에서 나왔다
기초의원 지역구 당선자 38명 중 23명, 젊은 4곳에서 나왔다
경북도지사 선거 결과 한국당 이철우 후보는 52.11%, 민주당 오중기 후보는 34.32%, 바른미래당 권오을 후보는 10.19%, 정의당 박창호 후보는 3.36%를 득표했다.
이철우 후보는 상주시에서 62.18%로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고, 오중기 후보는 구미시에서 43.06%로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권오을 후보는 국회의원을 지낼 당시 지역구였던 안동시에서 22.80%로 23개 시군 가운데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박창호 후보는 군위군에서 7.14%를 얻어 가장 많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각 후보들의 득표율은 시군별 평균 연령에 따라 뚜렷하게 갈렸다. 경북 평균연령은 2017년 기준으로 43.8세다. 경북 전체 평균연령보다 젊은 지역은 칠곡군(39.6세), 구미시(36.8세), 경산시(40.1세), 포항시(42세) 등 4곳밖에 없다.
경북 평균보다 젊은 이 4곳은 민주당 오중기 후보의 득표율 1~4위 지역이기도 하다. 오중기 후보는 구미 43.06%, 포항 42.22%, 칠곡 39.61%, 경산 35.9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오 후보의 평균득표율보다 높은 지역은 이 4곳이었다. 상대적으로 젊고, 인구가 밀집한 도시지역에서 득표율이 높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평균연령이 경북 평균보다 젊은 이 4곳은 도지사 선거뿐 아니라 기초단체장, 도의원,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에 많은 표를 줬다. 경북에서 가장 젊은 구미는 유일한 경북의 기초단체장을 배출했고, 지역구 도의원만 3명 당선시켰다. 민주당은 구미시의원 지역구에서도 출마한 후보 전원인 7명이 당선됐다.
포항 역시 민주당 지지세가 뚜렸했다. 현역 이강덕 한국당 시장 후보(50.1%)를 상대한 허대만 민주당 포항시장 후보는 42.4%를 얻었다. 득표율로만 따진다면 구미시장 장세용(40.8%) 당선인보다 높았다. 도의원 지역구 선거에서도 2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시의원도 8명이 당선됐다.
경북에서 2번 째로 젊은 칠곡군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장세호 칠곡군수 후보는 득표율 43.5%로 민주당 경북 기초단체장 후보 가운데 최다 득표율을 기록했다. 1명 후보를 냈던 도의원 선거에서도 당선자를 냈고, 군의원 4개 선거구에서 모두 당선자를 배출했다.
경산에서도 민주당은 김찬진 시장 후보가 득표율 34.7%를 얻었다. 도의원 선거에서는 후보를 내지 않아 당선자가 없지만, 4명의 지역구 시의원 당선자가 나왔다. 경산시에 민주당 시의원이 나온 것은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시행 이후 처음이다.
평균연령이 경북에서 5~10위인 경주, 안동, 김천, 영주, 울진, 영천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좋은 성적을 얻었다. 울진에서만 기초의원 당선자를 내지 못했을 뿐, 경주 3명, 안동 1명, 김천 1명, 영주 1명, 영천 2명의 지역구 기초의원 당선자가 나왔다. 이곳은 민주당 지역구 기초의원 당선자가 처음 나온 지역이다.
물론 예외도 있었다. 경북에서 평균연령이 가장 높은 의성군(55.8세)에서도 경북도의원 지역구 당선자가 나왔다. 이곳에서 오중기 도지사 후보는 22.28%로 23개 시군 가운데 2번째로 낮은 득표율(가장 낮은 곳은 군위군 21.25%, 평균연령 55세)을 기록했다. 경북도의원 의성군제1선거구에서 당선된 민주당 임미애 후보는 의성군의원 재선을 지낸 인물이었고, 한국당, 무소속 후보와 3파전(1위 임미애 34.9%, 2위 한국당 32.9%, 3위 무소속 32.2%)으로 치러진 영향도 있었다.
이런 결과는 광역의원 비례대표 득표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정당 득표율은 한국당 49.98%, 민주당 34.05%, 바른미래당 8.26%, 정의당 3.89%, 대한애국당 1.26% 순이었다. 역시 민주당은 구미에서 43.10%, 칠곡 39.68%, 포항 37.84%, 경산 35.02%로 경북 평균 득표율보다 높았다.
정의당도 포항 4.86%, 성주 4.47%, 구미 4.45%, 경산 4.32%, 김천 4.29%로 평균보다 높은 득표를 얻었다. 정의당이 성주와 김천에서 평균보다 높은 득표율을 얻은 것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명확한 반대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결과는 경북=보수라는 등식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통하지 않으리라 보인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당선인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젊은 사람들이 한국당 소리만 들어도 고개를 돌린다”고 밝힌 것처럼, 세대에 따라 지지정당의 차이가 달라짐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