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철(60) 자유한국당 대구 동구청장 후보가 지난달 30일 동구사회적경제협의회와의 정책협약식에서 “사회적기업은 실력 없는 약자가 하는 것”이라는 발언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대구동구사회적경제협의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배기철 후보와의 정책협약을 파기하며 사과를 촉구했다.
5일 대구사회적기업협의회, 대구동구사회적경제협의회는 대구시 중구 YMCA 100주년 기념관 백심홀에서 ‘사회적경제 가치를 훼손하는 대구동구청장 배기철 후보 정책협약 파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동구뿐만 아니라 대구 사회적경제인 100여 명이 참석했다.
사과를 재배하며 평생 살아온 우희윤 평광왕건사과영농협동조합 대표는 “저는 한국당 당원이다. 대구시장 후보하고도 잘 맺은 협약이었다. 시장 후보하고 공유하고 협약식에 나와줘야 하는데 자기 마음대로 말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런 사람을 동구청장 시키면 동구 망한다”고 말했다.
이창원 인디053 대표는 “사회적경제가 비정상적이라고 했는데 비정상적인 것은 자유한국당 공천 과정이다. 배기철 후보는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으로 계실 때도 국정감사에서 갑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자기 유권자들 앞에 놓고 이런 식으로 발언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며 “동구는 전국에서 사회적경제 하는 분들이 벤치마킹하러 오는 곳이다. 7월 13일~15일 대구에서 전국 사회적경제박람회가 열린다. 오셔서 사회적경제 제대로 배워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 후보는 지난달 30일 대구동구사회적경제협의회와 정책협약식 자리에서 “사회적기업을 약자들이, 또 저 실력 없는 분들이 하니까 정부나 구청이 지원을 한다”라며 “어느 정도 자립을 하면 제대로 된 기업으로 성장하라고 사회적기업이 있는 것이지, 영원히 보조금으로 살아가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배 후보는 “큰 기업이 우리 같은(사회적기업 경영자) 분들을 채용해주면 이런 거(사회적기업) 없어도 된다”, “아동 청소년에게 사회적 경제를 기초교육 시키겠다고 하는데, 정상적인 경제 교육을 시켜야 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
대구 사회적경제인들은 정당과 관계 없이 대구시장, 대구교육감, 수성구청장 후보 모두와 사회적경제 정책협약을 체결했다.
김지영 동구사회적경제협의회 대표는 “첫 보도 이후 배 후보에게서 ‘악의적인 편집에 대해 유감스럽다’, ‘정치적으로 이용하다니 깜짝 놀랐다’, ‘민주당 작품이 아니라는데 어떻게 된거지요?’라는 문자와 카톡이 왔다”며 “무슨말인지 몰라 해석하는데 한참 걸렸다. 사회적경제를 특정 정당의 전유물로만 생각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더 불쾌했다. 배 후보가 구청장이 된다면 이 과정도 공부라고 생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기철 후보는 지난달 31일 <뉴스민>과 통화에서 “사회적기업도 기업인데 자립하고 지속가능해야 한다. 그런 부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아동 청소년 교육 이런 걸 하느니 기업에 더 지원해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게 옳다는 그런 얘기였다”라고 해명했다.
또, 4일 KBS에서 열린 동구청장 선거 법정토론회에서 서재헌(39)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사회적경제인들을 폄하한 듯한 발언에 대한 해명을 바란다”는 질문에 배기철 후보는 “저는 폄하하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 사회적기업도 기업인만큼 지속가능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다. 사회적경제는 통상적 경제의 보완책이었다. 사회적경제도 좋은 경제의 한축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제 발언 내용이 왜곡되고 편집되어 SNS에 떠다니고 있다. 전체를 들어보면 오해가 풀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책협약식에 참석했던 전인 영남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회적경제는 사회적 가치, 경제적 가치 2가지 맥락에서 협약을 맺었다. 배기철 후보는 경제적 가치에만 초점을 맞췄다”며 “정부, 구청에서는 사회적기업인이 만든 불건 많이 사주면 되는 것 아니냐는 마인드 때문에 당황스러웠다. ‘악의적인 편집’ 이야기하는 걸 보면서 이분은 본인 발언을 이해 못하는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동구사회적경제협의회는 ▲배기철 후보의 사과 ▲사회적경제를 특정 정당의 전유물로 비치게 하는 일체의 행위 중단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