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계 원로 7인이 김사열(61), 홍덕률(60) 대구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강하게 요구했다. 김-홍 후보 간 단일화 중재에 나섰던 이들은 “후보의 권력욕 때문에 단일화가 결렬되면 안 된다”며 경고했다.
배한동 전 전국국공립대학 교수협의회 상임회장, 백현국 대구경북진보연대 상임대표, 이만호 전 대구시교육위원,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 정기숙 전 계명대학교 교수, 정지창 전 영남대학교 부총장은 4일 오후 2시 대구시 수성구 한 빌딩에서 단일화 불발을 우려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중재 과정을 설명하며, 지난 5월 14일부터 후보 단일화 추진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17일 원로 4인은 김·홍 후보와 양측 선대본부장이 만나 단일화 논의를 벌였고, 김 후보는 홍 후보에게 ‘일방적인 공개 단일화 제안 기자회견’에 사과했고, 홍 후보는 ‘3자 대결 구도가 나쁘지 않다’라는 입장을 반복했다고 한다.
대구교육계 원로 7인이 27일 최종 제시한 단일화 방안은 수도권 유력 여론조사기관 두 곳을 추첨해 여론조사를 하고, 이 결과를 합산해 결정하는 방안이었다.
구체적으로 ▲강은희와 양자 대결 시 지지도를 조사하며 ▲후보자 경력 소개를 하지 않고 ▲패자가 승자의 선대위원장을 맡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사열 캠프는 이날 이 방안을 수용하겠다고 원로 측에 전했고, 홍덕률 캠프는 28일 오후 3시까지 답을 주기로 했으나 원로 측은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은 “두 후보의 개인적 권력욕 때문에 결렬됐다”라는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하지만 4일 오전 11시 홍덕률 후보가 단일화 입장을 수용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자, 원로 측이 같은 날 오후 2시 대구시 수성구 한 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다시 한번 단일화를 요청했다.
이들은 “홍 후보는 출마 선언을 막 한 후보에게 단일화 제안은 흔쾌하지 않다며 시민 평가를 받아 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라며 “수차례 단일화 중재안을 거부한 홍덕률 후보의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역사적 대전환을 맞이할 절호의 기회를 두 후보가 처절하게 무산시키는 상황”이라며 “두 후보에게 마지막으로 충고한다. 끝까지 단일화를 거부한 후보는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지창 전 영남대학교 부총장은 “5월 말에서 6월 초순에 단일화 논의를 하자고 의견접근 했고, 5월 말 강은희와 양자 대결 했을 때 누가 지지도가 높은지 묻자고 했는데 홍덕률 캠프에서 답변하지 않아 결렬됐다”라며 “우리 중재로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는데 뒤늦게 단일화 움직임이 있었다. 아직 완전히 희망을 포기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 전 부총장은 “우리는 어느 한 명을 지지하지 않는다. 마지막에서라도 어떻게든 단일화가 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사열 캠프는 이날 홍 후보의 기자회견이 “위장 쇼”라며 비판하는 입장문을 냈다.
김사열 캠프는 김동현 대변인 명의로 낸 입장문에서 “홍 후보는 단일화 제안에 진영논리라는 동문서답식 답변으로 단일화를 거부했다”라며 “단일화 중재 내용이 김사열 후보에게 다소 불리한 내용이었지만 수용했다. 홍 후보는 답변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29일 단일화 논의를 했으나 홍 후보는 제3자가 주도하는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라며 “홍 후보가 이제 갑자기 단일화 얘기를 꺼내는 것은 시민단체의 압박과 결단이 두려워서 하는 언론플레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홍 후보의 진정성 없는 단일화 위장 쇼는 이제 그만 중단하시고 지금처럼 대구시민들의 염원을 무시한 채 강은희 후보의 2중대, 강은희 후보의 X맨으로 끝까지 남으시기 바란다”며 “김사열 후보는 오로지 대구교육의 혁신과 학부모,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끝까지 달리겠다”고 밝혔다.
김사열 캠프 관계자는 “투표용지 인쇄가 끝나고, 8일 사전투표가 진행된다. 여론조사 샘플 추출에만 며칠이 걸리는 점을 생각하면 이제와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는 물리적으로 어렵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 홍덕률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단일화 협상에 임했으나, 김사열 후보 측의 협상 시간 연기 요구로 협상 진행이 늦어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홍 후보는 양자 단일화 “김사열, 홍덕률 후보는 오랫동안 대구 교육계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왔습니다. 이번 대구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김사열, 홍덕률(로테이션) 두 후보 중에 교육자 단일후보로 누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구체적인 여론조사 문항을 제시했다.
한편,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투표용지 인쇄는 28일 시작했으며, 현재 마무리 단계다. 만약 후보자가 사퇴하더라도 투표용지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사전투표는 오는 8~9일 양일 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