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대구경북지역 선거에서는 자유한국당 출마자가 많다. 다른 정당 후보를 찾아보기도 어렵다. 선거 결과가 나오면 ‘일당이 독점한다’는 평가를 하는 시민들도 있지만, ‘후보가 없는데 어떻게 찍어주느냐’고 평가하는 시민들도 있다. 도종환 시인의 시 ‘담쟁이’에 나오는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는 구절처럼 보수정당 벽을 넘기 위해 출마한 후보들도 있다. <뉴스민>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후보를 소개한다.
첫 번째는 진보정당으로는 유일하게 대구경북지역 기초단체장에 출마한 신광진(59) 민중당 의성군수 후보다. 의성군수 선거에는 신 후보 외에 현직 군수인 김주수(66) 자유한국당 후보, 현 의성군의회 의장인 무소속 최유철(64) 후보가 출마했다.
신광진 후보는 대학을 졸업하고 고향 의성으로 돌아와 교사 생활을 했다. 퇴직 후에는 농사를 지으며 의성군농민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달 27일 선거사무소 개소식 현장에서 신 후보를 만났다. 신 후보는 가족, 제자, 농민회원, 이웃 주민 등 개소식에 참석한 80여 명을 한 명씩 소개했다.
신 후보와 농민회원들은 민중총궐기, 고 백남기 농민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2017년부터 농민회원들과 의성을 바꾸기 위한 공부를 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에 참여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다들 출마를 주저했고, 농민회장인 신 후보가 나서게 됐다.
신 후보는 “우리가 2%를 얻더라도 나가야 한다고 했고, 농민회장 출마를 투표를 통해 결정했다. 지역 정치에 관여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무상급식도 해결이 안 되다가 이번에 문제가 불거지니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군정을 평가해달라는 말에 신 후보는 “정치철학, 가치관이 부재했던 터라 평가가 무의미하다”고 잘라 말했다.
신 후보는 “현상만 보면 인구가 줄어든다고 하잖아요. 이걸 전제하고 대구통합공항을 가지고 오려고 해요. 30년 뒤 소멸을 선정해놓고 정책을 세워요. 도시의 혐오물을 가져와서 농촌도시 설계한다는 것 자체가 철학이 부재하다는 것”이라며 “대농, 규모화된 농민, 농업경영인에게만 예산이 집중되어 있다. 유권자로 소속되지 못한 어린이, 청소년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이 부재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신 후보는 소농 위주의 정책과 K2군공항·민간공항 이전 반대를 공약 첫머리에 내세웠고, “농민회장인 내가 당선되면 농산물 하나는 잘 팔 수 있다”며 농업 정책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 후보는 “군수가 되면 지역농민들을 만나면서 그 목소리를 바탕으로 4년간 장기 계획을 짤 계획이다. 의성 마늘 선전하는 걸 보면 다른 마늘과 차별화가 안 된다. 의성마늘 핵심은 심어놓고 100일간 겨울 동안 싹을 내지 않는 것이다. 봄 되면 싹이 솟는다. 이 부분을 채워주는 게 의성마늘이다. 그런 부분들이 명확히 전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 후보는 “출마자들 고향이 의성일 수 있지만, 직접 농사짓는 사람들이 없다. 저는 고등학교, 대학교 제외하고는 의성에서 살았다. 교사 시절에도 위기청소년들과 농촌일손돕기, 의성걷기캠프를 진행했다”며 “지역 청소년들은 열패감을 가지고 사는데, 자기 땅을 밟으면서 애정을 가지게 된다. 아끼고 사랑하며 살 수 있는 지역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년층 인구가 많은 의성임에도 신 후보는 노인복지에만 치중하지 않았다. ▲농가수당 월 20만 원(일반 화폐 10만 원+지역 화폐 10만 원) ▲주민참여위원회 구성 ▲전투기비행장 유치 전면 백지화 ▲교통 약자가 편리한 대중교통으로 체계 개편 ▲교복 무상지급 ▲소농지원센터 설립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끝으로 신 후보는 “의성의 의는 의로울 의(義)다. 최대한 나누는 것, 부자가 되면 품격이 있고, 베푸는 의성을 만들고 싶다. 세상은 가장 약한 사람을 기준으로 삼으면 모두가 편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