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철(60) 자유한국당 대구 동구청장 후보가 사회적기업 단체 앞에서 “사회적기업은 실력 없는 약자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기업 단체는 “모욕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지난 30일 오후 5시 30분, 대구동구사회적경제협의회는 동구청장 후보들과 정책 협약식을 열었다. 동구의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한 10대 정책 협약을 맺기 위한 자리였다. 배기철 후보 외에도 서재헌 더불어민주당(39) 후보, 강대식(58) 바른미래당 후보도 참여했다.
서재헌 후보의 인사말 이후 마이크를 건네받은 배기철 후보는 “사회적기업을 약자들이, 또 저 실력 없는 분들이 하니까 정부나 구청이 지원을 한다”라며 “어느 정도 자립을 하면 제대로 된 기업으로 성장하라고 사회적기업이 있는 것이지, 영원히 보조금으로 살아가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동구가 발전하려면 진짜 경쟁력 있는 기업이 동구에 많아져야 한다. 지금 일자리가 없어서 사회적기업 하는데 일자리 없는 분들을 위해 보완책으로 나온 사회적 경제에 동구의 미래가 있다고 하면 큰일 난다”라며 “큰 기업이 우리 같은(사회적기업 경영자) 분들을 채용해주면 이런 거(사회적기업) 없어도 된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아동 청소년에게 사회적 경제를 기초교육 시키겠다고 하는데, 정상적인 경제 교육을 시켜야 한다”라며 “오늘 협약에 사인은 하는데 구청장이 되면 다시 수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대구동구사회적경제협의회 회장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사회적 경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없는 후보가 사회적 경제 정책 협약식에 왜 왔는지 모르겠다. 유감스럽다. 협약서 검토도 안 하고 왔다”라며 “사회적 경제에 대한 배타적인 발언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비정상으로 만들었다. 모멸감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지영 회장은 “사회적 경제뿐만 아니라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도 없는 발언이다. 사회적 경제는 대기업 독식의 불균형한 구조에서 필수적인 경제활동이다”라며 “이런 분이 정치 활동을 동구에서 하는 것이 동구 발전을 저해하지 않을까 우려스러울 정도다”라고 말했다.
배기철 후보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협의서 내용을 보니 사회적 경제에 실질적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았다.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성이 가장 큰 문제인데 그런 내용은 없었다”라며 “사회적기업도 기업인데 자립하고 지속가능해야 한다. 그런 부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아동 청소년 교육 이런 걸 하느니 기업에 더 지원해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게 옳다는 그런 얘기였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배 후보는 “보조금 이야기 이런 건 한 적도 없다. 동구의 미래가 사회적기업에 있다길래 사회적기업이라는 건 전체 경제의 보완책인 거고 미래를 제시하는 부분은 아니라는 말은 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우리 사회의 고용불안·양극화 등의 새로운 해결 방안”이라며 “일자리 창출, 양극화 완화, 사회적 자본 축적에 효과적이고 EU 주요 국가들에서도 중요한 경제 축으로 역할”한다며 사회적 경제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기획재정부 등 13개 부처 공통으로 사회적 경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이 방안에는 지역 기반 주민 중심 마을 기업 집중 육성을 위한 법 제도 개선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