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후보 측은 31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아쇼핑 앞 유세 장소에서 장애인 단체 관계자와 부딪혀 넘어지면서 다친 일을 “백주의 선거 테러”로 규정했고,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420장애인연대)는 예기치 않았던 사고를 두고 발달 장애인을 둔 어머니를 자극적인 용어로 비난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장원용 권영진 후보 대변인은 이날 오후 4시 긴급 기자브리핑을 열고 “광역단체장 후보가 선거운동 도중 폭행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며 “권영진 후보를 반대하는 진보 성향의 장애인 단체 회원으로 추정되는 신원 불상의 사람들이 후보자를 밀어 넘어뜨리는 바람에 허리와 꼬리뼈를 다친 후보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장원용 대변인은 “경찰에게 요구한다. 직접 폭행에 가담한 용의자가 누구인지 신속하게 밝혀내야 한다”며 “나아가 문제 단체의 배후에 어떤 선거 방해 세력이 있는지 철저하게 조사해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대변인은 기자 질의응답에서 복수의 사람이 권 후보를 폭행했다는 주장의 근거를 묻자 “현장에 후보자와 함께 있던 관계자의 증언과 의견을 종합하면 다수의 사람들이 달려드는 징후가 있어 가로막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또 다른 한 분이 달려들어 밀쳤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 당시 현장 영상을 보면 후보 측 관계자들이 권 후보를 뒤따르는 장애인 단체 관계자들을 뒤편에서 막아서고 있고, 한 여성이 앞에서 다가와 부딪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장 대변인은 해당 단체가 오전 11시 무렵부터 현장에 있었는데, 현장 상황을 사전에 인지하진 못했느냐는 물음에 “집회 신고를 했다는 사실은 미리 알지 못했고, 출정식 준비팀이 미리 유세차 앞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후보도 아마 알고 갔을 것”이라고 답했다.
권 후보 상태에 대해선 “현재 꼬리뼈 골절로 확인됐다. 허리 통증 호소도 하고 있다. 1차로 가까운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는데, 의자에 앉는 게 불편할 정도다. 큰 병원에서 정밀진단을 해보라고 해서 모 대학병원에서 CT와 MRI 촬영을 받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420장애인연대도 오후 5시 30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권영진 시장 후보가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에 매우 안타까움을 느끼며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며 “그러나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는 권 후보 측 주장을 반박했다.
이들은 “중년의 여성 한 명이 권 후보 앞에 서서 한팔로 막아서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건장한 남성인 권 후보가 넘어졌고, 이를 폭행 또는 테러로 규정하는 부분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권영진 후보 측 지지자, 수행원들은 장애인 단체 측의 엠프를 파손하고, 경광등으로 위협하며 ‘병X’, ‘육X’ 등 비하 발언을 쏟아내며 위협한 행동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일부 언론은 이 사건을 ‘테러’, ‘폭행’ 등의 자극적 언어로 기사를 양산하고 있다”며 “권 시장 캠프에 요청한다. 중년 여성인 발달장애인 부모가 권 시장 후보 앞을 막아선 사건을 ‘테러’, ‘폭행’으로 몰아가지 말아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해당 사건에 수사에 착수했고, 현장 경찰관의 채증 자료, 주변 CCTV, 관련자 조사 등을 통해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 후보는 31일 오후 1시께 대구 중구 동아쇼핑 앞에서 유세를 마치고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는 과정에서 장애인 정책 협약 문제로 갈등하던 단체 관계자와 충돌하면서 뒤로 넘어졌다. 420장애인연대는 대구시장에 출마한 후보자들에게 ▲장애인 복지 공공시스템 구축 강화 ▲발달장애인의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환경 조성 ▲장애인의 탈시설, 자립지원 체계 강화 등 5개 주제와 관련된 정책 협약을 요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