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NGO활동가 인터뷰] (8) 성서공동체FM 강민지

12:42

[편집자 주=2016년부터 대구에서는 대구시 주최, 대구시민센터 주관으로 ‘대구청년NGO활동확산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NGO(비정부기구)를 통해 청년들의 공익 활동 경험을 증진시키고, 청년들의 공익 활동이 NGO단체에는 새로운 활력이 되고자 합니다. 2018년에는 18개 단체와 18명의 청년이 만나 3월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뉴스민>은 대구시민센터가 진행한 청년NGO 활동가 인터뷰를 매주 화요일 싣습니다. ‘청년NGO활동가확산사업’ 블로그(http://dgbingo.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청년활동가가 잠깐 차를 준비하러 간 사이, 대표님이 다가와 눈을 찡긋하며 비밀 이야기를 건넸다. (전부 다 칭찬이라 굳이 활동가에게 전하지 않았다.)

▲강민지 활동가 [사진=김보현]

“나의 관심분야와 라디오라는 매체를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라는 청년활동가의 말이 사실은 정답이었다. 성서공동체FM은 단체와 청년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고 있었다.

Q. 성서공동체FM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처음 2주 정도는 대표님께 하나부터 열까지 일을 배웠다. 시설, 편집방법, 녹음방법, 스튜디오 관리 방법을 배우면서 연습했다. 지금은 전반적인 업무를 다 하고 있다. 방송국 내 프로그램이 18개가 운영되는데 이 프로그램들의 녹음 일정 조율, 녹음 및 편집 작업과 방송 송출 업무를 하고 있다. 내가 오기 전에는 대표님 혼자 해오시던 일이라고 들었다. 그 밖에도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연락하는 업무, 홈페이지 개편 관련 업무 등도 하고 있으며, 성서뿐만 아니라 대구시에 성서공동체FM을 알릴 수 있는 홍보 방안도 모색 중이다.

Q. 단체 분위기는 어떤가?
마을회관은 분명 아닌데… 동네 마을회관 같다. 방송국에 오시는 분들은 다들 친구, 가족같이 지내신다. 그래서 이곳을 모두 ‘동네 방송국’이라 칭한다. 방송을 하거나 업무를 보러 오시는데도 신기할 정도로 서로 친하셔서 놀랐다. 나에게도 스스럼없이 대해주셔서 처음에는 그 자체가 낯설었지만, 점심에 처음 보는 분들과 밥 먹는 일도 이제는 자연스럽다. 낯가리는 편이 아닌데 여기서는 과다복용하는 것 같다(웃음)

다양한 분들과 다방면의 대화를 나누며 많은 것을 간접 경험하고 있다. 또한 방송을 위해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활기차다. 직장인의 최대 고민인 ‘점심식사 후 춘곤증’이 성서공동체FM에는 찾아올 틈이 없다. 하루가 순삭된다.

Q. 오늘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었나?
홈페이지가 몇 년 만에 개편됐다. 업체와 연락하면서 어떻게 가독성을 높일지, 어떻게 프로그램을 구성할지, 페이지 안에 들어가는 프로그램 소개나 문구, 편성표 이미지 등을 어떻게 배치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오후엔 편집 작업을 할 예정이다.

Q. 라디오 방송은 몇 개나 운영되나?
현재 18개의 방송 프로그램이 편성되어 있다. 월-토까지 저녁 6시 전까지는 방송 프로그램이 꽉 차 있다. 생방송은 첫째, 셋째 토요일에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진행된다. 나머지 평일 프로그램은 녹음을 해야 해서 사람들이 비정기적으로 온다. 나도 같이 작업을 한다. PD, 작가, 방청객 등 프로그램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Q. 원래 아동, 청소년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고 들었다.
아동, 청소년 분야에 중·고등학생 때부터 관심이 많았다. 사실 미디어 쪽은 사실 잘 몰랐다. 친구들에게 할머니 소리를 들을 정도로 아날로그하다. 요즘 하는 예능, 드라마를 하나도 몰랐다. 나에겐 스마트폰도 굉장히 어려운 물건이다. 작년에는 휴학하고 지난 반 년동안 아프리카 우간다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귀국하자마자 이 활동을 위해 면접을 보고, 시작한 거여서 날씨에도 적응을 못 한 상태였다. 라디오는 특히나 듣는 이가 예전보다 적지 않나. 그래서 이해도가 낮았다. 그런데 부딪혀보니 오히려 라디오이기 때문에 나랑 잘 맞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내가 워낙 아날로그적인 측면이 있다보니… 알수록 진짜 매력적이다.

전공이 사회복지학과이고, 어릴 때부터 사회복지사가 꿈이었다. 여기서도 청소년들을 만날 기회가 많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청소년 친구들이 있어서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프로그램을 같이 기획하기도 한다.

▲ 지난해 아프리카 우간다로 봉사활동을 갔을 때의 사진. [사진=강민지]

Q. 본인의 관심사와 라디오라는 분야를 결합시켰을 때의 성취감이 있겠다.
3월 한 달 동안은 그 질문의 의미를 찾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기왕 시작하게 된 거 정말 새로운 분야지만 잘 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관심 있는 분야와 연결성을 찾을 수 있을지, 5개월 동안 어떤 것들을 배울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전혀 연관이 없는 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좀 더 구체적인 의미는 남은 시간 동안 찾아갈 예정이다.

평소 포토샵 같은 기술적인 작업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한 실력향상을 통해 단체를 대구에 더 알리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대표님도 나의 이런 고민을 함께 해주시고 있다.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내가 관심 있는 분야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셨다. 새로 기획을 해보라고 권유해주셨다. 그래서 청년활동가가 활동하고 있는 청소년교육문화공동체 반딧불이와 함께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인 기획을 내가 맡아 반딧불이에 있는 친구들이 이곳에서 방송을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기획서가 완성되는 대로 연락을 해볼 생각이다. 기대가 된다.

Q. 성서공동체FM은 어떤 단체인가?
방송하고 싶은 성서주민 혹은 대구시민이라면 누구든 쉽게 찾아와서 방송을 할 수 있는 ‘동네방송국’이다. 그것을 도와주는 게 대표님과 내가 하는 일이다. 실제 들어가서 기계를 만지는 일을 내가 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 방송하러 오신 분들이 직접 하신다. 알려드리면 뚱땅뚱땅 녹음을 받으신다. 편집까지도 직접 하시는 경우도 있다. 계명대학교 동아리 같은 경우는 녹음, 편집을 다 해서 보내주기도 한다.

89.1MHz 주파수에서 방송이 된다. 성서지역 중에서도 안테나 반경 5km 이내에서만 방송이 된다. 공동체방송국 자체가 소출력 라디오방송국이기 때문에 출력 양이 적다. 하지만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팟빵에서 ‘성서공동체fm’을 검색하면, 실시간 듣기와 방송 다시듣기가 가능하다. 성서공동체FM 홈페이지 http://scnfm.or.kr에서도 실시간 듣기와 방송 다시듣기가 가능하다. 동네방송국이지만 모든 프로그램, 매 회차별로 의미 있는 방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방송은 청취자가 있어야만 방송이라 할 수 있기에 방송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Q. 성서공동체에프엠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방송프로그램 몇 개를 소개해 달라.
좋은 프로그램이 너무 많다. 성서노래장바구니는 성서주민들의 사연을 받아서 노래를 틀어드린다. 마이크를 들고 성서지역을 돌아다닌다. 또 꿈들리(꿈이들리는라디오)라는 프로그램은 신당사회종합복지관과 계명대학교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이 같이 라디오를 진행하는데, 복지와 관련해 현장에 계신 분, 교수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이밖에도 청년유니온, 반딧불이와 프로그램을 논의 중이다.

Q. 대구가 좋은가?
쭉 대구에서 자랐다. 나는 대구가 좋다. 내가 아날로그한 감성을 가진 사람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서울에 봉사동아리활동 등으로 갈 일이 종종 있는데 항상 정신없다고 느낀다. 각박하고 사람은 많지만 정이 없는 것 같고 대화도 별로 없는 것 같았다. 내 느낌에는 대구보다 기계로 주문을 하는 가게 라던지, 혼자 먹는 밥집이 많았다. 그런 부분에서 서울이 싫다고 느꼈다.

Q. 5개월의 활동을 하는 동안 계획이 있다면?
성서공동체에프엠의 청년활동가로써 단체를 지금보다는 조금 더 대구지역 주민들에게 알리고 싶다. 방송은 듣는 사람도 중요하니까. 간간히 게시판에 글이 달리거나, 어플에 댓글 혹은 하트가 달리면 기분이 좋다. 지금처럼 기술적인 부분을 배우거나, 내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하면 5개월이 지난 후에 충분히 기대만큼 성장해있을 것 같다. 다양한 경험과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엄청나게 자라있을 나의 모습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