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총장 공석사태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 8월 故고현철 부산대학교 교수가 총장직선제를 요구하며 목숨을 끊자 경북대학교에서도 직선제를 쟁취하자는 요구가 나온 것이다.
경북대는 정부의 압박으로 총작 직선제를 폐지하고 2014년 7월 총장임용추천위원회를 통해 총장 후보를 선출했다. 하지만 교육부가 선출된 총장 후보에 대한 임용 제청을 거부했다. 이 때문에 학내 구성원들은 경북대 총장임용을 촉구하는 범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정부에 총장 임용을 요구했으나, 교육부는 총장 임용 제청을 하지 않은 이유도 밝히지 않고 버텼다. 이 가운데 고현철 교수가 목숨을 끊자 비대위와 경북대학교 총학생회는 “총장 직선제 쟁취” 요구에 나섰다.
비대위는 24일 낮 12시 경북대학교 본관에서 출정식을 열고 “총장 직선제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총장임용추천위원회를 통해 정당하게 선출한 후보자를 임용해 총장 공석사태를 해결해야 하고, 이후 총장 직선제도 다시 도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윤재석 경북대학교 사학과 교수(비대위 상임대표)는 “고현철 교수가 총장 직선제 쟁취를 요구하며 사망했다”며 “경북대학교는 간선제로 선출한 총장 후보가 부당하게 임용되지 않은 상태므로 가장 우선적으로 총장을 임용하고 그 다음에는 총장 직선제도 다시 쟁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앞으로 매주 목요일 총장 임용을 촉구하는 교내 행진을 벌일 계획이며, 9월 말 10월 초에 경북대학교 본관 앞에 천막도 설치할 계획이다.
경북대학교 총학생회도 장기적으로 총장 직선제 쟁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북대학교 총학생회는 “교육부는 총장직선제 폐지 추진의 이유로 직선제 폐해를 없애기 위한다고 했지만, 기존의 폐단을 개선하고 학생 참여 비율을 높이는 방식 등 개편할 수도 있었다”며 “교육부가 총장직선제 폐지를 강요한 진짜 이유는 대학을 기업화하고 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간선제로 선출한 총장마저 임용하지 않는 정부는 국립대를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 한다. 그러면서 부산대를 압박하고 소중한 생명을 산화하게 만들었다”며 “1년째 공석인 총장 자리를 채우고 대학의 자율성과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박진원 경북대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은 “간선제로 되면서 총장 공석 문제가 발생했다. 학내 당면한 총장 공석 사태를 해결하고 궁극적으로는 발생하지 않기 위해 민주적인 직선제를 쟁취해서 정부 통제가 아닌 자율성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20일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박연욱)는 경북대 총장 후보 1순위자 김사열(59) 교수가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총장 임용 제청 거부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