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장애인 단체들이 대구시청 정문과 시청 앞 광장에 “함께 살자”는 글자를 페인트로 도배했다. 4년 전 권영진 대구시장이 후보 시절 약속한 공약 이행률이 22%에 불과하다는 이유다.
이날 오전 11시,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420연대)는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유권자와의 약속을 외면하는 권영진 대구시장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420연대는 지난 2014년 권영진 대구시장 취임 당시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 ▲장애인 탈시설 정책 마련 ▲발달장애인 지원체계 구축 ▲활동보조서비스 권리 보장 ▲장애인 차별금지 및 인권 증진 ▲여성 장애인 권리 보장 등 모두 50개 장애인 정책을 협약했다.
이들은 당시 협약한 50개 정책 중 22%에 불과한 11개 정책만 이행됐다고 밝혔다. 15개 정책은 일부만 진행됐거나 정책이 축소됐다. 24개 정책은 이행하지 않았다. 특히 2018년까지 대구시립희망원 생활인 70명 이상의 탈시설 지원을 목표했지만, 올해 관련 예산이 전혀 책정되지 않았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기자회견 전 시청 정문과 광장 바닥에 권영진 시장이 약속했던 장애인 정책 내용을 페인트로 칠했다. 정문에는 장애인 가족을 둔 부모들이 빨간 손바닥을 찍어 항의를 표시하기도 했다.
전근배 420연대 정책국장은 “오늘 유권자의 날이지만 장애인 유권자들은 지난 2014년 권영진 시장이 직접 사인한 약속을 무시당했고, 2017년 대구시립희망원 합의도 무시당했다”며 “지난 5년 동안 대구시의 국고보조사업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시 자체적으로 늘인 복지예산은 40억뿐이다. 국고보조금이 늘어나면 그만큼 시 사업비도 늘려 공약을 이행하는 것이 상식 아닌가. 장애인 단체가 투쟁해 받은 정부 예산은 챙기고, 투쟁하는 단체들은 과격하다고 만나주지 않는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은 권영진 시장이 이날 대구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할 것으로 알려지자, 420장애인연대는 권영진 시장에 면담을 요구하며 이른바 ‘그림자 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노금호 420연대 집행위원장은 “지난 4년 동안 우리의 생존권을 지켜달라고 이야기했고, 권영진 시장도 약속했다”며 “다시 대구시장에 출마한다고 하니, 대구지역에 등록된 10만 장애인과 소외된 약자들의 권리를 당당히 지키기 위해 시장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30분 열린 대구시-지역 국회의원 정책예산협의회에서 대구시는 거주시설 장애인 탈시설 및 자립 정착 지원 예산으로 27억 원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