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역사전공 교사·교수 197명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중단” 요구

“독재국가에서나 하는 일···박정희 체제 망령 불러낼 수 없다”

18:13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는 역사에서 퇴장해야 할 세력들이 다시 유신 혹은 그 이전으로 돌아가기 위해 하는 것입니다. 현재 이승만 정권을 찬양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다음에는 박정희 정권 찬양이 나올 것입니다. 또 그다음에는 전두환도 미화할 것입니다. 교과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의 시계를 뒤로 돌리는 일입니다” (주보돈 경북대학교 사학과 교수)

대구·경북지역 역사학 전공 교사와 교수 197명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에 반대하고 나섰다.

대구경북 역사학 전공 교사와 교수들은 24일 오전 11시, 경북대학교 인문대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 중단”을 요구했다.

his

이날 기자회견에는 주보돈, 윤재석 경북대 사학과 교수와 김성택 경북대 인문대학장(불어불문과) 등 교수와 교사, 학생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정권 안보를 위한 정치적 의도로 기획된 것이다. 박정희 정권이 도입한 국정교과서 체제의 망령을 다시 불러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정권마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교과서를 제작하려 들 것이니 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국정화는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 국정화론자가 제기하는 우려와 문제는 현행 검인정제로도 충분히 해소할 수 있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검인정제를 보완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성택 인문대학장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전 세계적으로 봐도 독재 국가에서 주로 시도하는 일이다. 국정화 시도에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다원화와 다양성은 국가의 경쟁력을 살리는 데도 중요한 테마다. 지금 정부에서는 반대로 간다. 교과서를 이데올로기에 맞춰 만들어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임종진 교수(경북대 철학과)는 “OECD 34개국 중 국정교과서를 채택한 나라는 그리스, 터키, 아이슬란드뿐”이라며 “국정 과제 역시 문화 육성을 들었는데 지금처럼 획일적 방향으로 가는 건 반문화적 행태다. 역사는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경북대학교 사학과 교수 6명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 중단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기도 했다.

9월 17일부터 23일까지 서명에 동참한 역사학 전공 교사, 교수는 총 197명이다. 대구경북 80개 중고등학교 교사 126명과 8개 대학 교수 71명이 참여했다. 더불어 9월 21일부터 23일까지 경북대학교 교수 132명도 서명에 동참했다.

이들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서명을 교육부와 청와대에 보낼 것을 검토 중이다.

교과서 국정화는 국가가 교과서를 편찬하고 저작권도 갖는 방식이다. 현행 검정제는 민간 출판사가 교과서를 발행하면 국가의 검정을 받는 방식이다. 국정화 논란은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에 대해 ‘국정화’ 전환 내용을 포함한 ‘2014년 업무계획’을 교육부가 청와대에 제출하며 불이 붙었다.

한편 <연합뉴스>에 따르면 23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여부를 국회 국정감사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 중단 촉구 경북대 교수 서명 현황(2015. 9. 23일 기준) 89명

인문대학49명_강진호(영어영문학과) 고정도(일어일문학과) 김규종(노어노문학과) 김남희(독어독문학과) 김덕호(국어국문학과) 김미연(독어독문학과) 김미정(중어중문학과) 김성택(불어불문학과) 김영기(철학과) 김재석(국어국문학과) 김정일(노어노문학과) 김주현(국어국문학과) 김춘동(고고인류학과) 문장수(철학과) 박영호(한문학과) 박지구(불어불문학과) 박천수(고고인류학과) 박충환(고고인류학과) 박현수(국어국문학과) 방 인(철학과) 백두현(국어국문학과) 서혜은(국어국문학과) 손광락(영어영문학과) 손일권(영어영문학과) 손형숙(영어영문학과) 우무상(불어불문학과) 윤영순(노어노문학과) 이강은(노어노문학과) 이구의(한문학과) 이기웅(노어노문학과) 이대우(노어노문학과) 이덕성(고고인류학과) 이덕형(독어독문학과) 이성주(고고인류학과) 이은영(불어불문학과) 이준섭(일어일문학과) 이필수(불어불문학과) 이희준(고고인류학과) 임승택(철학과) 임종진(철학과) 장종득(영어영문학과) 정병호(한문학과) 정우락(국어국문학과) 정인숙(중어중문학과) 최승수(독어독문학과) 최재헌(영어영문학과) 최태숙(영어영문학과) 허정애(영어영문학과) 황위주(한문학과) 경상대학8명_김희호(경제통상학부) 박경로(경제통상학부) 설 윤(경영학부) 오세환(경영학부) 윤민호(경제통상학부) 장태석(경제통상학부) 정태훈(경제통상학부) 최정규(경제통상학부) 사범대학8명_김감영(사회교육학부) 김영하(윤리교육과) 김용수(윤리교육과) 문성학(윤리교육과) 손철성(윤리교육과) 심현진(과학교육학부) 이영경(윤리교육과) 이정렬(윤리교육과) 사회과학대학7명_강우진(정치외교학과) 노진철(사회학과) 배성우(사회복지학부) 이동진(사회학과) 이재하(지리학과) 채장수(정치외교학과) 천선영(사회학과) IT대학1명_최홍순(전기공학과) 약학대학10명_강효정(약학과) 권미정(약학과) 나동희(약학과) 류광현(약학과) 박규환(약학과) 송경식(약학과) 송임숙(약학과) 이민영(약학과) 이상규(약학과) 이태호(약학과) 예술대학1명_양승경(국악학과) 자연과학대학1명_이형철(물리학과) 치의학전문대학원1명_이청희(치의학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3명_박낭운(생화학교실), 권태환(생화학교실), 최제용(생화학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