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2시께 국방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기지 공사 장비 반입 시도를 중단하면서, 경찰과 시민 150여 명 간 대치 상황도 종료됐다.
국방부와 경찰청은 이날 오전 사드기지와 1.2km 떨어진 진밭교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던 사드 반대 시민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며 공사 장비 진입을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국방부와 사드 반대 단체는 지난해 11월 사드기지로 반입했던 지게차, 굴착기 등을 밖으로 들어내기 위한 트레일러 12대만 들여보내기로 합의했다. 연좌 농성을 벌였던 주민들도 정리 집회 이후 자진 해산하기로 했다.
사드원천무효 소성리 종합상황실 박철주 상황실장은 “목, 금, 토 15일까지는 공사 장비 반입을 하지 않고, 국방부와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며 “우리의 투쟁이 장비 반입을 막아냈다. 앞으로 사드를 뽑을 때까지 투쟁을 이어 나가자”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주민 안전이 우려돼 국방부와 경찰청이 기지 안 노후 장비만 꺼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석주(64) 소성리 이장은 “국방부도 부담을 느낀 듯 하다. 주민 대표의 불법 공사 현장 확인을 요구했는데 받아들이진 않더니 다른 1명에 대해서는 국방부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우리는 불법 군사기지 공사를 하지 않는다면 장병 복지 시설 공사 등은 수용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불법 군사기지 공사는 안 된다”며 “앞으로도 기지 공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국방부는 이날 오전 사드기지 공사 장비를 반입할 계획이었다. 경찰은 공사 장비를 싣은 차량 진입로 확보를 위해 이날 오전부터 경력 4천 여명을 소성리 주변에 배치했다. 주민들은 오전 3시부터 진밭교 일대에 집결해 연좌 농성을 벌였다. 경찰은 오전 10시 35분께 강제 해산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3명이 병원으로 후송됐고, 타박상을 입은 시민도 여럿 나왔다.
한편, 국방부는 다음 주중 기지 공사를 위한 장비 반입을 다시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성주=박중엽, 천용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