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성향 61개 단체가 모여 ‘대구 혁신교육감’ 후보로 선정된 김태일(63) 영남대학교 교수가 김사열(61) 대구교육감 예비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다. 김사열 교수도 “제안에 감사하다.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홍덕률(61) 대구대학교 총장도 대구교육감 출마를 다시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진보개혁성향 후보 단일화 논의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오전 11시, 대구시 중구 한 카페에서 김태일 교수는 기자회견을 열고 김사열 예비후보에게 공개적인 후보단일화를 제안했다. 이번 단일화 제안은 김태일 교수를 혁신교육감 후보로 선정한 혁신교육감대구네트워크 측, 김사열 예비후보 측과 사전 협의하지는 않았다.
김태일 교수는 “김사열 후보와는 교육 혁신의 포부가 다르지 않고 핵심 가치도 비슷하다. 교육 혁신을 위해 서로 힘을 합쳐야 한다”라며 “대구 교육의 미래와 혁신이라는 가치 실현을 위해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단일화는 빠를수록 좋다. 이번 주 안으로 단일화 의향을 확인해주고 이번 달 안으로 결론을 내야 한다”라며 “단일화 추진 기구 구성을 비롯한 절차와 방법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열어놓고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일 교수는 “단일화를 하려면 자신이 단일 후보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나와 김사열 후보의 지지도는 비슷하다. 지금이야말로 단일화에 합의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앞서 15일 단일화 조건으로 “구도와 정세 판단을 따져보고 공유하는 핵심 가치가 같아야 한다”라고 밝힌 것에 대해 김태일 교수는 “유효한 조건이다. (단일화 과정에서) 혁신교육감의 정체성과 가치를 확실하게 담보할 것”이라고 했고, 단일화 방식에 대해서는 “100% 여론조사가 적절하다고 생각하지만, 방식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번 주 안에 의사를 정하고 이달 안으로 추진하는 것이 좋다. 대구교육의 미래와 혁신이라는 대의를 위해 단일화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제안을 받은 김사열 예비후보는 “김태일 교수는 품격이 높은 분이다. 멘토로서 좋게 생각하고 있다. 단일화 제안은 아주 큰 흐름의 좋은 제안”이라며 “단일화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시기는) 아직 지혜가 부족해 같이 있는 사람들과 지혜를 합산해야 한다.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사열 예비후보는 “아직 우리가 공개할 정책이 많다. 김태일 교수와는 핵심가치에 대한 부분에서 겹치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재식 혁신교육감대구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김태일 교수의 단일화 제안에 “당혹스럽다. 우리와 사전 논의가 없었다. 후보 입장을 들어보고 네트워크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혁신교육감네트워크는 지난 13일 참여단체 찬반투표를 통해 김태일(63) 영남대 교수를 ‘혁신교육감’ 후보로 선정한 바 있다. 김사열 예비후보는 혁신교육감 후보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날 저녁 혁신교육감대구네트워크는 김태일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교육감 선거 논의를 할 계획이다.
한편, 보수·우파 측 후보 단일화도 더디게 진행 중이다. 강은희(51) 전 여성가족부 장관과 이태열(64) 전 대구교육청 남부교육장은 경선룰에 이견을 보이고 있다. 단일화 기구인 ‘대구 좋은 교육감 추대 국민운동본부’ 관계자는 단일화 완료 시점을 3월 말에서 4월 초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