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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회(의장 류규하)가 결국 4인 선거구를 허용하지 않았다. 대구시의회는 19일 오후 열린 256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4인 선거구 6개를 모두 2인 선거구로 쪼갠 수정안을 재석 의원 26명 중 20명 찬성으로 확정했다. 이로써 대구시의회는 2005년 처음 4인 선거구를 쪼갠 후 13년째 변함없는 모습을 보였다.
오후 2시에 열린 본회의에는 김의식 시의원을 제외한 26명이 참석했고, 4인 선거구 지키기에 나선 시민단체와 정의당 등 진보정당 관계자 약 30명이 방청했다.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는 기획행정위 수정안이 본회의에 제안 설명된 후 김혜정(더불어민주당), 윤석준, 임인환(바른미래당) 시의원은 반대 토론에 나섰다.
임인환 시의원은 “획정위원회의 획정안은 공직선거법 취지로 보나 사회적 열망으로 보나 반드시 조건 없이 존중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단 한 번이라도 획정위 획정안을 존중한 적 있나? 획정위가 획정한 4인 선거구를 한 번이라도 채택한 적 있나?”며 “4인 선거구를 오늘 다시 2인으로 쪼개는 추태가 반복되면 대구시의회는 더 이상 정치개혁이란 입에 담을 수 없고, 이로 인한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할 것”이라고 획정위 원안대로 4인 선거구를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혜정 시의원도 “선거구획정위에서 결정된 4인 선거구 6개 지역이 기획행정위에서 전면 무시되고 2인 선거구로 나누어진 것에 대해서 심의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본회의에서 원안대로 의결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준 시의원은 “동료 의원님들 양심에 호소드린다. 저 또한 1년 여전까지 같은 당 식구로 몸 닫았다. 오늘 이 자리에 이렇게 서고 보니까 소수당 비애를 느낄 수밖에 없다”며 “상임위원들께 호소드렸을 때 개별적으론 다 제 말에 동의해주셨지만, 당리당략에 따라 통과됐다. 이번 만큼은 양심을 찾고, 정의를 지켜달라. 7대 의회 마감하면서 떳떳할 수 있도록 간절히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세 의원이 각자 획정위 안대로 4인 선거구 신설을 강조했지만, 대구시의회는 이변 없이 표결로 4인 선거구 쪼개기를 결정했다. 류규하 의장은 세 의원의 반대 토론이 마무리되자 즉각 표결을 시작했다.
시의회가 반전 없이 쪼개기를 시도하자, 방청석을 지키던 시민단체, 진보정당 관계자들은 “획정위 의견 무시, 대구시의회 규탄한다!” “정치 다양성 부정하는 자유한국당 규탄한다!”며 구호를 외치며 시의회의 표결 강행을 규탄했다.
기립 투표로 진행된 표결은 김의식 시의원을 제외한 26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규학, 도재준, 류규하, 박상태, 박일환, 배재훈, 배지숙, 오철환, 이경애, 이귀화, 이동희, 이재화, 장상수, 조성제, 조재구, 조홍철, 최광교, 최길영, 최옥자, 최인철 등 자유한국당 소속 시의원 20명이 찬성했다.
반면 바른미래당 소속 강신혁, 윤석준, 임인환, 정용 시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혜정 시의원, 대한애국당 신원섭 시의원 등 6명은 반대했다.
류규하 의장은 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와 만나 “저도 구의원 출신이어서 4인 선거구는 확실하게 반대한다”며 “타협할 수 있는 사안이 있고 할 수 없는 사안이 있다. 이 사안은 소신대로 했다”고 4인 선거구 반대 소신을 강하게 피력했다.
15일부터 단식 농성을 벌였던 장태수 정의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대구시의원들이 자유한국당의 명령만 따랐을 뿐이다. 대구시의회는 대구 시민의 혈세로 세비를 받고 시민들의 정치적 다양성을 제대로 수렴해야 한다. 그런데 대구시의원들의 행태는 대구시의원이 아니라, 한국당 연락소 책임자일 뿐이라는 걸 명백히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장 위원장은 “여러 정당들이 의회에 진출하고 정치 신인이 의회에 진출하는 건 시민들의 새로운 욕구를 정치에 수렴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소한의 장치로 4인, 3인 선거구를 확대하자는 것인데, 오늘 이 결정은 시민들의 바람을 걷어찬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