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대구·경북지역본부는 상여금, 식비 등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법 개정을 막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오는 16일 법안소위에서 법 개정안을 논의 후, 20일 전체회의에서 다룰 예정이다.
현행 최저임금법은 정기 상여금, 연차수당, 급식수당, 주택수당, 통근수당 등은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않는다. 그러나 논의될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 5개는 모두 상여금, 식비, 숙박비 등을 최저임금에 포함시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동안 기업들은 각종 수당(시간외, 휴일, 연차, 월차, 해고, 생리수당 등) 계산의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을 될 수 있으면 줄이려 했다. 수당을 덜 주기 위해 기본급은 그대로 두고 상여금을 늘리는 경우가 많았다.
최저임금법 개정안대로 상여금, 식비 등을 최저임금 산입에 포함하면 최저임금만큼 받던 노동자들만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노동계에서 나온다. 상여금과 식비를 산입하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실질 수령 급여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이같은 최저임금법 개정안 논의를 일방적인 개악으로 규정하고, 전국적으로 반대 운동에 돌입했다. 15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대구본부, 경북본부는 대구시 동구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문재인 정권이 최저임금 쥐꼬리만큼 올려놓고, 최저임금만 받는 노동자의 상여금과 밥값까지 빼앗을 수 있느냐”며 “최저임금법을 지금처럼 개악한다면 문재인 정권은 머지않아 노동자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자유한국당 대구시당을 각각 방문해 ‘최저임금법 개악 중단’을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오후 7시 민주당 대구시당 앞에서 촛불 문화제를 열고, 오는 19일 오전까지 천막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19일 민주노총은 국회 앞에서 1박 2일간 최저임금법 개정안 통과 저지를 위한 농성을 벌일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