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반대 운동이 벌어진 성주에서도 오는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 선언자가 속속 나오고 있다. 그동안 자유한국당계 정당이 독점했던 성주에서 사드 반대 군수·군의원 당선자가 나올까.
20일 성주군선거관리위원회의 예비후보자 입후보 안내 설명회에는 군수 출마 예정자·관계자 7명, 군의원 출마 예정자·관계자 16명이 참여했다.
성주군선관위에 따르면 20일 설명회에는 군수 출마를 선언했거나 고심 중인 김지수(63) 전 경북도의원,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김충환(57)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장, 배기순(60) 세진이앤씨 대표, 오근화(64) 전 성주군의원, 이병환(60) 전 경북도의회 사무처장, 전화식(60) 전 성주군 부군수, 정영길(53) 경북도의원 등이 참석했다.
성주군의회는 비례 1명을 포함해 모두 8명의 군의원을 선출했고, 경북도의원 2명을 선출했지만, 선거구획정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다. 행정안전부가 작성해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위에 제출한 안에 따르면 성주지역 도의원은 1명으로 줄었고, 군의원도 이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다.
사드 반대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주민들은 사드 반대 군수 후보 1인, 군의원 선거구에 모두 사드 반대 후보를 낼 계획이다. 지난 선거에서 성주군의원은 가 선거구(성주읍, 선남면, 월항면)에서 3명을 선출했고, 나(용암면, 수륜면, 대가면), 다(가천면, 금수면, 벽진면, 초전면) 선거구는 각각 2명을 선출했다.
김충환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출마자 구도를 살피고 전략을 짤 것이다. 지금은 군수 1인과 선거구마다 최소 1인씩 후보를 낼 계획”이라며 “지역민의 사드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지역 민심이 많이 흔들렸고, 자유한국당 지지기반도 약해졌다. 성주투쟁위는 성주의 변화를 위해 이번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선거 국면에서 사드 반대 투쟁할 사람들이 출마해 당선되고, 투쟁에 힘을 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 부위원장인 이재동(50) 성주군농민회장은 군의원 출마 뜻을 정했다.
이재동 농민회장은 “사드 배치 초기에 성주군수와 군의원 중 제대로 된 군민 편이 없었다는 게 드러났다. 성주군민 여론과 다르게 정부-군수-지역구 국회의원이 정하는 대로 지역 단체들도 움직였고 1기 투쟁위도 깨졌다. 이제는 성주가 바뀌어야 한다”라며 “지역 민심을 바로 대변하도록 지방 의회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1기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에 참여하면서 새누리당을 탈당했던 곽길영(69), 김명석(57), 배명호(58), 백철현(58) 현 성주군의원도 도의원·군의원에 출마할 예정이다.
이완영 국회의원(60, 자유한국당, 경북 고령·성주·칠곡)에게 불법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 중인 김명석 의원 외에 곽길영, 백철현 의원은 다시 군의원에 출마할 계획이고, 배명호 의원은 경북도의원 출마를 선언했다.
현재도 이완영 의원이 기초의원 선거 공천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자유한국당 입당 여부는 이 의원 거취와도 관련돼 있다. 이 의원은 현재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 중이며, 검찰이 징역 6월을 구형했다.
곽길영 군의원은 “지역 민심에 따라 탈당했는데, 이완영 의원 때문에 입당을 못 하고 있다. 이완영 의원이 살아 있으면 안 간다”라고 말했고, 백철현 군의원은 “사드 때문에 탈당했다. 아직 복당 여부는 모른다”라고 말했다.
배명호 군의원은 “이완영 의원 거취 문제가 있으니 지금은 무소속으로 출마할 계획이지만, 자유한국당이 좋든 싫든, 지역에 한국당 정서가 많이 있으니 공천 기회가 있으면 노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전 이들의 복당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자유한국당 관계자에 따르면 선거구마다 출마 예상자 2~4명이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성주군수는 1회(1995)를 제외하고는 모두 자유한국당 계열(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 후보가 당선됐다. 1회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김건영 전 군수는 당선 후 1997년 한나라당에 입당해 1998년 2회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2002년, 2006년에는 한나라당 소속인 이창우 전 군수가 재선했고, 2010년, 2014년에는 김항곤 현 군수가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으로 당선됐다.
민주당계 정당은 성주군수 선거에 2006년 우인회 씨가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한 적이 유일하다. 당시 우인회 후보는 득표율 13.39%를 얻었다.
2006년부터 정당공천제가 시작된 군의원 선거에서는 무소속으로 김한곤(4회), 백철현(5회, 당선 후 새누리당 입당), 노광희(2016년 재보궐선거, 이후 자유한국당 입당) 당선자가 나왔다. 민주당계에서는 2006년 열린우리당 시절 후보를 냈지만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고, 다른 정당은 단 한 명의 후보도 낸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