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시장, 8개 구·군청장, 지역구 대구시의원 27석 모두 현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이 싹쓸이했다. 그러나 오는 6월 1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도 모든 지역구에 후보를 내겠다고 공언하면서 대구 진보정당의 고군분투가 시작됐다.
7일 현재, 대구에서는 진보정당으로 분류되는 정의당, 민중당, 노동당, 녹색당, 우리미래 대구시당에서 최대 23명의 후보가 시장, 시의원, 구·의원 등으로 출마를 준비 중이다.
5개 정당 모두 광역의원 비례 후보는 1명 이상 낸다고 밝혔다. 지난 6회 지방선거에서 당시 새누리당이 69.92%, 새정치민주연합이 23.80% 정당 득표율로 각각 2명, 1명 비례대표가 당선됐다.
#정의당
대구 진보정당 가운데 유일하게 기초의원을 배출한 정의당은 10여 명의 출마를 예고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심상정 전 대표가 얻은 지지를 대구에서 다시 확인하겠다는 의지다.
정의당 대구시당 위원장이자 3선에 성공한 장태수(46) 서구의원은 대구시장과 광역의원(서구) 출마를 놓고 고심 중이다.
지난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김성년(40) 수성구의원, 이영재(50) 북구의원은 현재 지역구에 기초의원 3선에 도전한다.
한민정(45) 정의당 대구시당 부위원장도 기초의원 ‘달서구 라’ 선거구로 출마한다. 한 부위원장은 지난 6대 지방선거에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10.06% 득표로 낙선했다.
한경국(39) 정의당 대구시당 부대변인은 장태수 서구의원 지역구인 ‘서구 라’ 선거구 후보로 출마를 결심했고, 이남훈(39) 정의당 대구시당 사무처장은 기초의원 ‘중구 가’ 선거구 후보로 출마한다.
정의당은 광역의원 비례대표 1명, 기초의원 비례대표 2명을 포함해 최소 5명 이상 추가 후보를 발굴할 계획이다.
이남훈 사무처장은 “지역구 의원을 최대한 배출하는 것이 목표다. 지역에서 실질적인 야당으로서 역할을 정의당이 하게될 것”이라며 “지난 대선에서 정의당이 세운 공약을 대구에서도 알려 나가는 선거가 될 거다. 지역에서 사회적 약자, 특히 청년들을 대변하는 정당으로서 역할을 앞으로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지난 6대 지방선거에서 시장 후보 1명, 기초의원 후보 6명이 출마해 김성년 수성구의원, 이영재 북구의원만 당선됐다. 장태수 서구의원은 당시 노동당이었다.
#민중당
민중당은 전국적으로 100만 표 득표를 목표로 선거 준비에 들어갔다. 대구에서는 최대 7명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대동(46) 민중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광역의원 ‘북구 제3’ 선거구에 출마한다. 이 위원장은 지난 6대 지방선거에서 통합진보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했지만, 득표율 23.64% 낙선했다.
황순규(38) 민중당 대구시당 사무처장은 동구의원 재선에 도전한다. 황 사무처장은 지난 5대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동구 나’ 선거구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로 12.32%를 득표해 당선됐다. 지난 6대 지방선거에서도 통합진보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득표율 6.05%로 낙선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 박근혜 탄핵 공약을 걸고 달서구 병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조석원(36) 청년민중당 대구시당 준비위원회 사무처장은 달서구의원에 도전한다.
민중당은 광역의원 비례대표 1명을 포함해 달서구, 달성군 기초의원 후보를 추가로 낼 예정이다.
황순규 사무처장은 “기존에 지역구를 갖고 활동했던 후보들의 출마와 함께 성서공단, 달성공단 등 그동안 투표장으로 오지 못했던 노동자들을 찾아 가자는 전략으로 추가 후보를 발굴 중”이라며 “최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 청년으로 상징되는 이들을 대표하면서, 전국적으로 당세를 확장하고 각 지역별로 단 한 명이라도 지방의원 당선자를 내겠다”고 말했다.
가시화된 출마예정자들은 모두 지난 6대 때 통합진보당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당시 통합진보당은 가장 많은 후보를 냈다. 구의원 후보 4명, 시의원 후보 7명, 구청장 후보 1명, 시장 후보 1명 등 13명이 출마했지만, 모두 낙선했다.
#노동당
노동당 대구시당은 ‘대구형 기본소득제도’ 도입을 주요 공약을 내걸었다.
최창진(36) 노동당 대구시당 위원장이 광역의원 중구 지역구 출마가 유력하다. 최 위원장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 중남구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출마해 득표율 4.15%로 낙선했다.
광역의원 비례대표로 30대 여성 후보가 거론되고 있고, 달서구 등에 기초의원 후보를 발굴 중이다.
최창진 위원장은 “현재로서는 지난 총선에서 받은 4%대 득표를 넘는 지지를 받는 게 목표이고, 이번 지방선거는 다음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거로 목표하고 있다”며 “소득불평등이 점점 심해지는 상황에서 대구시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성남시 수준의 시민배당 정책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당은 지난 6대 지방선거에서 서구, 달서구에 기초의원 후보 2명이 출마해 현재는 정의당으로 옮긴 장태수 서구의원만 당선됐다.
#녹색당
생활밀착형 공약이 강점인 녹색당은 서상민(42) 대구시당 위원장이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를 확정했다.
녹색당 대구시당은 동물권, 미세먼지 대책 마련, 다양한 지역 주민들의 직접 정치 등 생활밀착형 공약을 발굴하고 있다. 녹색당은 지난 6대 지방선거에서도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를 냈으나, 정당 득표율 1.07%로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우리미래
청년 직접 정치를 표방하는 우리미래 대구시당도 첫 선거에 도전한다. 2~30대 청년 후보가 광역의원 비례대표로 나설 예정이며, 여성 후보가 여의치 않으면 20대 남성 후보를 낼 계획이다.
정민권 우리미래 대구시당 사무국장은 “광역의원이나 기초의원은 출마는 여의치 않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청년이 동네에 가면 마을이 바뀐다’는 슬로건을 주요하게 알리겠다”며 “청년, 청소년, 유아 정책 공약을 발굴하고, 우리미래를 알리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우리미래는 지난 2017년 3월 젊은정당, 열린정당, 미래정당을 표방하며 창당한 신생 정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