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식(52)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 1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 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실장은 출마 선언을 통해 대구시장에 나서는 각오와 목표를 밝혔지만,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서는 만큼 김부겸 장관과 관련된 질문을 다수 받았다.
이 전 실장은 지역 기자들과 기자간담회에서 “장관님 출마는 저한테 김정은이 미사일 쏘는 것만큼 통제할 수 없는 외생변수”라면서 “정해지지 않은 미래에 대해서 분명한 대답을 하긴 어렵지만, 장관 같은 대단한 거물이 오시면 한번 겨뤄보는 것도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실장은 기존 대구 민주당에선 생소한 정치 신인이다. 1966년 경주에서 태어난 이 전 실장은 초·중학교를 경주에서 다닌 후 대구 경신고에서 졸업했다. 경찰대 출신으로 1990년 행정고시 합격, 1991년부터 1994년까지 대구에서 경찰로 근무했다. 2014년 9월부터 2015년 12월까지는 대구지방경찰청장을 지냈다. 2016년 9월 부산지방경찰청장을 끝으로 퇴직한 이후 이낙연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으로 근무를 시작했고, 대구시장 출마를 위해 지난 12일 사표를 제출한 후 22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이 전 실장은 이날 출마선언문을 통해 “담대한 변화와 혁신만이 살길”이라며 “변화와 혁신의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정치세력을 교체하여 도시의 리더쉽을 바꾸는 것”이라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또 “작년 촛불정국에서 나라다운 나라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소리가 제 마음 심연 속에 잠자던 정의와 시대정신을 일깨웠다”며 “대구와 부산에서 문재인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정치에 입문했다”고 정치 입문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어느 시인은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었다고 하였지만, 오늘의 저 이상식을 키운 건 8할이 대구”라며 “시골 농부 아들의 꿈을 이뤄준 대구는 더 이상 옛날의 대구가 아니다. 좌절과 절망에 빠진 대구의 청년들에게 왜 노력해서 성공하지 못하느냐고 말하기엔 우리 대구가 가진 구조적 문제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 전 실장은 “대구는 그동안 특정 정치세력에 의해 너무 오랫동안 독점 당해 왔다”며 “그러나 그들이 과연 대구를 위해 한 일이 진정 무엇이냐. 그들이 한 일이라고는 평범하고 진부한 현상 유지식 행정이거나 효과는 없고 요란하기만 한 속 빈 정치뿐이었다. 이제 대구는 달라져야 한다”고 대구의 변화를 강조했다.
이 전 실장은 이어진 기자 질의 응답 과정에서 대구와 연고가 크게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나왔고 91년부터 4년 동안 경찰로 근무하면서 처를 만나 결혼해 득남까지 대구에서 했다”며 “2014년 9월부터 16개월 동안 대구경찰청장으로도 근무했다. 이정도면 대구와 인연은 충분하지 않냐”고 답했다.
또 김부겸 장관과 사전에 교감이 있었느냐는 물음에는 “출마 결심 전에 당연히 장관님 뵙고 상의했다”며 “젊은 후보가 나간다니까 많이 격려하고 성원해주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김 장관 대구시장 출마에 대해선 “그건 완전 새로운 판이어서 그때가서 김 장관과 잘 논의해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 전 실장은 정치인도 아니고 행정관료 출신도 아닌 경찰이어서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는 “경찰로 있으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홍콩과 런던 등 주재관 생활을 6년하면서 글로벌 감각을 갖추고 있고, 행정안전부와 총리실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왔다”며 “어떤 문제가 있어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끝으로 이 전 실장은 “경제에 대해서 우려를 하는데 제 기억으론 경제가 가장 좋았을 때가 전두환 대통령 때다. 그분이 경제전문가여서가 아니고 경제를 잘 아는 분을 참모로 썼기 때문이다. 저도 경제에 대해 공부하겠지만, 경제 전문가를 참모로 초빙해서 권한을 위임하고 동반자로 삼겠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성철 전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지난 1월 17일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