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인근 성주, 김천 주민들이 김관용 경상북도 도지사가 정부에 요청한 ‘사드 보상 철회’를 요구했다. 주민들은 경북도청을 방문해 “문재인 정부는 사드가 임시배치라고 했다. 아직 완전 배치도 아니고 언제 철수할지도 모르는 사업을 두고 보상 성격의 요청을 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고, 경상북도는 이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관용 도지사는 지난 9일 간부 회의 자리에서 “국가 안위를 위해 희생을 감내한 성주와 김천에 대해 정부가 확실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라며 사드 개발지원단 확대와 대정부 대응 강화를 지시했다. 경북도청은 18일 개발지원단 회의를 열어 국무조정실을 대상으로 지원 사업에 대한 정부 차원 관심 촉구와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경북도청에 따르면, 사드 임시배치 이후 성주 18건, 김천 19건의 개발지원 사업을 정부에 요구했으나 성주는 권역별 농산물선별센터 건립 등 4개 사업 91억 원, 김천은 건의 사업과 별도로 특별교부세 30억 원만 교부됐다.
29일 오전 10시, 소성리사드철회성주주민대책위, 사드배치반대김천시민대책위,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 40여 명은 경상북도 안동시 경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 배치 지역 개발지원단 해체와 보상 요구 철회를 주장했다.
이들은 “직접적 피해 당사자인 소성리, 노곡리 등 사드 부지 인근 성주김천 주민들과 원불교는 사드 철회를 요구했다”라며 “사드 철수 이외 어떤 보상도 필요 없다고 분명히 했다. 배치 과정에서의 불법성, 공사 중단, 유류 반입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데 경상북도는 주민 의사와 배치되는 개발지원단 확대 개편과 지원 요구에 나섰다”라고 밝혔다.
이어 “처음부터 사드 배치를 찬성했던 도지사는 더욱 자격 없다. 도지사는 정치적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피해자의 대리인인 척 나서지 마라”라며 “수천 경찰 앞에서 주민이 짓밟힐 때도 단 한 차례 들여다본 적도 없는 경상북도가 어떤 희생을 감내했다고 정부에 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문재인 정부는 사드가 임시배치라고 했다. 아직 완전 배치도 아니고 언제 철수할지도 모르는 사업을 두고 보상 성격의 지원 사업을 지자체가 요구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강현욱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대변인은 “김관용 도지사가 선거를 앞두고 정당 차원의 이익을 위해 개발지원단을 추진하려 한다”라며 “김 도지사는 오늘 주민 면담 요청에도 응하지도 않았다. 단 한번도 소성리에는 와 본적도 없는 김 도지사는 주민이 보상 필요없다고 해도 묵과하고 주민 희생 운운하는 것은 주민의 피눈물 팔아 자기 정치적 이익을 챙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김장주 경상북도 행정부지사와 면담 자리에서 개발지원단 해체에 대한 김관용 도지사의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김장주 경상북도 행정부지사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주민들이 (김관용 도지사의) 보상 요구 철회, 개발지원단 해체를 요구했는데, 검토해서 일주일 내에 다시 면담하기로 약속했다”라며 “도지사에게도 보고해야 한다. 정부 입장, 주민 입장도 다 다르고 요구사항은 검토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