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시민단체와 학부모들이 학교 석면 교체 사업에 안전감시단 구성을 요구하고 나서자 대구교육청도 이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석면 문제는 앞서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지난해 이낙연 국무총리실이 석면 안전관리 개선대책 마련에 팔을 걷고 나서며 관계 기관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9월 교육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합동 실태조사 결과 대구는 교실 천장 석면 교체 공사를 진행한 53개 학교 중 7개 학교, 23개 교실에서 석면 의심 물질이 발견됐고, 모두 석면 잔해가 검출됐다. 고용노동부는 대구에서 교체 작업을 맡은 업체 중 7개 업체가 잔재물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관련 기사:“대구 학교 석면 의심물질 조치 미흡…안전감시단 운용해야”)
현재 대구교육청은 올해 안에 교실 천장 석면부터 교체를 완료하고, 이후 복도, 공용실 등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번 겨울 방학 기간 87개교 교체 공사를 완료하고, 나머지 학교 교실을 여름 방학에 교체한다.
대구교육청은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짧은 기간 많은 학교에서 동시에 석면 해체 공사가 진행되며 관리와 공사에 부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일부 우려가 있다”라고 밝혔다.
대구교육청은 ▲석면 해체・제거 공사 업체를 교육청에서 직접 계약하고 ▲시교육청 명예감사관 등 일일 특별점검 ▲학부모 교사 등 사용자가 참여하는 완료 확인 점검 등 7단계 관리 체계를 마련했다.
하지만 학생 안전과 직결되는 석면 교체 작업에 좀 더 신중하기 위해 학부모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석면 안전감시단이 별도로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24일 오전 10시 30분, 대구교육청 앞에서 대구환경운동연합, 북구여성회, 전교조 대구지부, 대구지역 학부모 20여 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석면 점검에 시민 참여 보장을 요구했다. 이들은 ‘석면으로부터 안전한 학교를 바라는 대구 시민, 학부모 연대회의(가칭)’도 구성했다.
이들은 “공사 이후 석면 조각이 발견되거나 공사 안내, 석면 안전 교육이 부실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상당수 학부모와 학생이 제대로 된 교육이나 작업 위험성을 안내받지 못했다”라며 “일부 학교에서는 공사가 진행 중인데도 안내판조차 없는 사례도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학부모, 교사, 지역 시민단체 대표가 참여하는 안전감시단 구성을 지원하고 공사 전반에 대해 관리 점검 등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정숙자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모니터단(안전감시단)을 구성하면 업체도 좀 더 신경을 쓸 것이다. 안전은 신중할수록 좋다”라며 “명예감사관 제도는 석면 관련해 특화된 제도가 아니다. 실효가 없을 것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모니터단이 구성된 사례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여러 사람이 점검하면 좋다. 공사 진행에 지장이 없는지 등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