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에는 왜 주민들의 목소리를 내는 단체가 없었을까. 이강태(43, 성주읍) 씨는 폐기물 매립장 악취 문제, 군공항 이전 논란, 사드 사태를 겪으며 의아했다. 상황마다 주민들 의견은 다른데, 군청이 방향을 정하면 관변단체가 따라가고 다른 의견들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성주의 문화·예술 자원은 잠재력이 있고, 지역 공동체를 중심으로 효율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디선가 정체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활력이 느껴지는 다른 도시를 보니,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지역 행정에 개입하는 시민사회단체가 먼저 보였다. 군청 눈치 안 보고 할 말 할 수 있는 단체가 성주에도 필요하다고 강태 씨는 생각했다.
“성주에서 자라는 아이들, 고등학교 졸업하면 대학 간다고 전부 외지에 갑니다. 그리고는 다시 성주에 안 들어옵니다. 왜냐. 성주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삶의 질을 높일 수 없기 때문이지요. 성주에도 어떤 곳이든 공동체가 많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 공동체가 성주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바꿔야 합니다. 당장엔 어렵더라도 먼 미래에는 성주에서 자라고 성주에서 살 수도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이강태 씨)
강태 씨와 같은 이들이 모이고 있다. 성주 주민들이 지역 발전과 변화를 위해 주민 공동체를 만들기로 했다. 가칭 ‘별동네 공동체’가 3일 오후 6시 성주웨딩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출범할 예정이다.
2017년 말 주민 10여 명이 모여 만든 창립준비위원회에서는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교육 및 문화 예술 사업 ▲지역 주민들의 친목도모 및 상호협동 사업 ▲지역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위한 실천 사업 ▲지역 사회운동 관련 자료 수집 및 연구, 계승 사업 ▲공동체 및 회원의 수익창출을 위한 경제 사업 ▲기타 공동체 목적 달성을 위한 사업을 별동네 공동체의 주요사업으로 정했다.
별동네공동체 준비위원장을 맡은 노성화(60, 금수면) 씨는 “성주 주민들은 혼연일체가 됐던 시간도, 서로 간의 갈등도 겪었다. 주민의 살을 회복하고, 다시 사람 중심, 지역 중심,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 보려 한다”라며 “공동체 안에서도 여러 소모임이 생길 것이고, 그런 소모임이 주도하는 생활 위주의 활동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 씨는 “성주에 당면한 여러 문제를 상식적인 선에서 풀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이고, 프리마켓 등 다양한 아이템을 구축해서 문화, 경제적 측면의 지역 활성화도 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별동네 공동체는 성주군에 거주하거나 성주군이 고향인 사람이면 정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또, 별동네 공동체의 취지에 동의하고 사업에 참여하려는 사람은 명예회원으로도 가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