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청이 시립중앙도서관, 시립수성도서관 야간 사서 노동시간을 주 40시간에서 주 20시간으로 줄이면서 매년 야간 도서관 운영을 위해 받던 국고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공공도서관 개관시간 연장지원 사업 지원 조건이 야간 사서 노동시간을 주 40시간으로 해야한다는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2007년부터 매년 문체부로부터 공공도서관 개관시간 연장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았다. 2017년 지원 받은 금액은 7,725만 원(중앙도서관 4,186만 원, 수성도서관 3,538만 원)이며, 같은 해 전국 17개 지자체의 1,001개 도서관이 지원금을 받았다. 2018년에도 문화체육관광부는 총 사업비 146억 원을 편성해 놓았으나, 대구시는 올해 사업비를 신청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대구교육청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는 도서관 야간 연장개관사업을 통해 고용하는 사서 7명(중앙도서관 4명, 수성도서관 3명)을 무기계약직 전환을 결정했다. 다만, 심의위는 야간 사서 노동시간을 기존 주 40시간에서 주 20시간으로 줄이기로 했고, 바뀐 노동시간을 올해 1월 1일부터 적용했다. 그러자 사서 4명이 퇴직했다.
이 때문에 대구시는 공공도서관 개관시간 연장지원 사업에 지원할 수 없게 됐다. 대구시청은 2017년까지는 야간 연장 사업에 드는 운영비·인건비 중 50%를 국비로, 나머지를 시비로 충당해 왔다. 도서관 개관 야간 연장 사업에 교육청 예산이 들어가지는 않았다.
대구시청 관계자는 22일, “교육청이 시청과 협의 없이 주 20시간으로 줄이면서 사서 4명이 떠났다. 시청은 기존대로 주 40시간을 유지하길 원했다”라며 “교육청 예산이 들어가는 것이 없는데 이해가 안 된다”라고 말했다.
23일, 대구시청은 결국 교육청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 이날 협의 자리에서 대구교육청이 전환심의위원회 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대구시청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교육청은 국비를 신청하지 못해 발생하는 비용을 교육청이 부담하기로 했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가 야간 사서 근무 시간을 주 20시간으로 결정했기 때문에 번복할 수 없다”라며 “야간 사서는 야간 도서관 운영 시간만큼 근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까지 야간 사서가 7명이었으니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4명을 추가로 채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간 2,100만 원을 받던 야간 사서는 올해부터 1,572만 원을 받게 됐다. 교육공무직노조는 사서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 된 점은 다행이지만, 사서의 노동조건은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아쉬움을 남겼다고 지적한다. 급여가 연간 500만 원 이상 줄었고 →이 때문에 전환 과정에서 기존 사서 7명 중 4명이 퇴직했고 →인원이 주는 만큼 남은 사서의 노동 강도도 세졌다는 것이다.
이병수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조직국장은 “교육청으로서는 도서관 운영에 예산을 쓰지 않지만, 무기계약직이 늘어나는 것에는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그렇다고 사서 노동 시간을 반으로 줄며 기존에 일하던 사서가 퇴직하게 된 것은 문제 있다. 남은 사서들의 노동강도도 그만큼 세 졌을 것이고, 결국 시민을 위한 서비스에 차질을 빚는 것”이라며 “내년이라도 국비를 다시 받고 도서관 야간 연장 운영을 충실하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