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강사에게 7천만 원 받은 포항 사립학교 교감 내정자···강사만 사직

교감 내정자, “반성 하지만 대가성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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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 한 사립중학교 교감 내정자가 지난 2015년부터 비정규직 강사에게서 7천만 원을 받아온 사실이 드러났다. 재단은 오는 16일 이사회에서 해당 사건 처분을 검토할 계획이지만, 징계 여부는 불투명하다.

포항의 사립중학교 비정규직 스포츠강사 B 씨는 담당 체육교사였던 A 씨에게 2015년부터 2016년 사이 4차례에 나눠 현금 7천만 원을 건넸다. 학교에 사실이 알려지자 A 씨는 B 씨에게 돈을 돌려줬고, B 씨는 사직했다. A 씨는 지난해 7월 교감자격연수를 마쳤고 오는 3월 교감으로 임용될 예정이다.

지난 12월 18일 열린 재단 이사회에서 A 씨는 B 씨에게 돈을 빌린거라고 해명했고, 특별한 징계 없이 경고장을 받는 데 그쳤다. 하지만 A 씨와 B 씨 사이에 돈을 주고 받으면서 채무 사실을 기록한 차용증이나 각서를 쓰진 않았다.

해당 학교장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차용증도 없이 돈을 받은 것은 누가 봐도 대가성으로 준 것이다. 기간제나 정식 교사 자리를 봐주는 조건이다. 받은 사람도, 빌려준 사람도 죄가 있다”며 “재단에도 공문으로 사실을 알렸다. 재단 측 조치는 아직 없다”라고 설명했다.

학교장은 문제를 인지한 후 지난 7월 23일 재단에 문제를 보고했다. 같은 달 27일 B 씨는 사직했다. A 씨는 8월에 경고문을 받고, 9월 B 씨에게 7천만 원을 돌려줬다.

경북교육청 포항교육지원청 감사처 관계자는 “실태를 파악할 계획이지만, 사립학교 인사에 개입할 권한은 없다. 진상을 파악하고 재발 방지 노력을 당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 씨는 <뉴스민>과의 통화에서 “대가성은 없었다. 교감이 된다고 해도 (인사에 개입할) 능력이 없다. 공정하게 한다”라며 “(B 씨만 사직한 것은) 미안하게 생각한다. 반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학교 재단 업무 담당자는 “사립학교는 교감과 교장에게 인사권이 없다. 개인간 사기죄가 성립될 수는 있어도 배임은 권한이 없어 해당하지 않는다”라며 “A 씨 관련 안건은 오는 이사회에 올라와있다. 하지만 당사자 모두가 대가성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증명되는 게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