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이 대구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선교위원회가 수여하는 제9회 인권상을 받았다.
대구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선교위(위원장 박순종 목사)는 28일 오전 대구 남구 만남의 교회에서 시상식을 열고 2년 6개월 동안 해고 복직 투쟁을 이어오고 있는 금속노조 구미지부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지회에 인권상을 수여했다.
인권선교위는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지회 해고노동자들이 아사히글라스의 노조파괴와 부당해고에 맞서 긴 시간 이어오고 있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투쟁을 격려하고 함께 아파하는 마음으로 인권상 수여를 결정했다.
인권위원장 박순종 목사는 “우리 지역 인권 현장에서 노력하고 수고하시는 분들을 격려하고 함께 하는 의미에서 인권상을 준비해 수여해왔다”며 “올해는 오랫동안 해고 복직 투쟁을 하는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차헌호 금속노조 구미지부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지회장은 “해고 이후 2년 6개월이 흘렀다. 노동부와 검찰은 지난 2년 동안 사건을 처리하지 않고 끌고 왔다. 2년은 사실상 우리에게 노조를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가라는 의미였다”며 “거기에 굴하지 않고 2년 6개월을 버티면서 우리가 옳다는 것을 질기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 인권상을 수상하게 된 이유가 아닌가 싶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차 지회장은 “며칠 전 검찰이 회사를 무혐의 처분하면서 우리 조합원들이 굉장히 상처를 받았다. 인권상이 상처 난 가슴에 치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뜻하지 않은 곳에서, 뜻하지 않은 분들이 관심 가져 주시고 저희 아픔을 알아주시고, 힘을 내라고 상을 주시는 거라 생각한다. 2018년도 힘차게 싸우도록 하겠다”고 감사 인사도 덧붙였다.
대구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선교위는 2001년 독일인으로 한국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던 고故 허창수(헤르베르트 보타바) 신부에게 첫 번째 인권상을 수여한 후 2015년까지 8회, 11명(3회, ‘국가보안법 폐지 1인 시위’ 수여는 인명수에서 제외)에게 인권상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