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 논란 경산시 청소업체 웰빙환경, 사업 포기

업체 “위법 없어···폐업 원치 않는 직원들에게 미안”
노조 “경산시, 고용불안 해결해야”

18:08

19일 경산시(시장 최영조) 생활폐기물 수거·운반 위탁업체 (주)웰빙환경이 경산시에 사업계약해지를 요청했다. 앞서 업체의 체불임금 논란이 일며 노조는 경산시에 업체 퇴출을 요구했다.

경산시는 웰빙환경 위탁이 종료되는 3월 31일까지 업체의 사업 포기로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이후 폐기물 처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위탁 방식에 대해서도 새롭게 검토할 방침이다. 웰빙환경은 경산시의 진량~남산~서부2지역 생활폐기물을 수거하는 업체다.

경산시 관계자는 “계약종료일까지 위탁 업무를 원활하게 처리해달라는 공문을 회사에 보냈다. 앞으로 다각적인 방법으로 업무 개선 방안을 찾을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중 공개입찰 방법 등을 포함한 대행 방법에 대한 연구 용역을 맡길 것이다. 근무환경 개선 방안도 포함해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그간 업체 퇴출을 요구했던 만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업체가 자발적으로 포기하면서 경산시가 임금체불 논란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회피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경산환경지회가 20일 경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공공운수노조 경산환경지회는 20일 경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지회는 “업체의 면허권 반납은 경산시가 자기 책임 회피를 위해 업체를 압박한 결과”라며 “경산시는 대행업체 공백으로 인한 고용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태 해결을 위해 경산시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에 입각한 정규직 전환도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최종현 경산환경지회 사무장은 “비리 업체 퇴출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라며 “노조 때문에 업체가 사업을 포기한다는 듯한 태도는 옳지 않다. 자진 반납이라는 형태는 경산시 책임은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웰빙환경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그동안 근로기준법도, 노사관계도 위반하지 않았고 단체협약도 준수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도저히 사업을 할 수가 없을 정도”라며 “일부 직원들은 폐업을 바라지 않지만, 방법이 없다. 가슴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지회는 이날 집회 이후 경산시청을 방문해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경산시 일대를 행진했다.

앞서 경산시는 2004년부터 폐기물 수거 업무를 웰빙환경에 수의계약으로 위탁해왔다. 노조에 따르면, 웰빙환경은 2015년 경산시 자체 감사에서 2012년부터 2013년까지 122,520,000원 상당 인건비를 노동자에게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계약 해지 등 불이익 조치는 이어지지 않았다.

▲시장실에 방문한 경산환경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