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구에서 장애인 활동보조 노동자들이 노조(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돌봄지부 활동보조분회)를 결성했다.
2016년 12월 활동보조분회 준비위원회가 결성된 이후 대구·경북 경산시 위주로 홍보·조직사업에 힘을 쏟았다. 활동보조인과 장애인 이용자의 중계기관인 대구사람장애인자립센터, 장애인지역공동체 등과도 간담회를 열었고, 사회서비스바우처 수가인상 결의대회 집회에도 참여했다. 23일, 준비위원회는 조합원 100여 명과 함께 정식 노동조합으로 출범했다.
23일 오후 6시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열린 창립총회에는 활동보조인·장애인 이용자 등 6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임원 선출 ▲분회 규정 제정 ▲지역 조직 구성 등을 마쳤다. 분회장으로는 이옥춘, 사무장으로 김연주, 회계감사로 이해숙 씨를 선출했다. 지역 조직은 대구 북·남·서부와 경산 네 곳이다.
이옥춘 분회장은 “10년 동안 활동보조인 하면서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느꼈다. 생활이 어려운 장애인이 많아서 우리도 점심을 마음놓고 먹을 수 없는 경우도 많다. 10년 동안 교통비 식비 한 번도 받아본 적도 없다”라며 “10년 일하면 장기근속수당도 준다는데 우리는 꿈도 못 꾼다. 아파도 쉬지도 못한다. 개인의 힘으로 불합리한 상태를 도저히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힘을 합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연주 사무장은 “우리 같은 노동자는 눈에 잘 보이지도 않고, 노동의 소중함을 인정받지도 못한다”라며 “저임금과 말로 표현하기 힘든 노동조건에서 일 하는 우리들에게 노동조합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창립선언문을 통해 “최저임금은 오르는데 바우처 수가 예산 증액은 없어 전국적으로 중계기관의 불법적 노동권 침해가 난무한다”라며 “가위질 당해 줄어드는 노동시간, 처우개선비 0원, 하루아침에 해고되는 상시적 고용불안, 사회적 멸시는 우리가 처한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임금과 불법적 노동착취의 결과 활보 서비스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활동보조 노동자의 이직률, 고령화, 여성화가 확산되고 있다”라며 “대구는 장애인활동지원 시범사원이 가장 먼저 시작됐는데 전국적으로도 유례없는 임금꺾기 도입과 전국 최초로 기본급에 최저임금시급을 적용하는 열악한 노동조건에 있다”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6개월을 맞이하고도 전국 6만 활동보조 노동자의 노동조건은 달라지지 않았다”라며 “공공사회서비스영역의 시장화에 맞서 노동자의 권리와 인간 평등의 가치가 온전히 실현되는 사회를 함께 만들자”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창립된 활동보조분회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분회 중 충북(2), 충남, 인천분회에 이어 5번째다. 이외에도 활동보조노동자를 가입 대상으로 하는 노동조합은 이외에도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