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성매매집결지 종사자 300여 명이 대구시청 앞에 모여 ‘자갈마당’ 폐쇄 반대를 요구했다.
21일 낮 12시 대구시청 앞에서 대구시 중구 도원동 성매매집결지 ‘자갈마당’ 종사자들과 마산, 수원, 전주, 포항 등지에서 모인 성매매집결지 종사자들이 ‘대구 자갈마당 여성 종사자 생존권 쟁취 결의대회’를 열었다.
앞서 대구시는 ‘도원동 도심 부적격 시설 정비 사업’과 ‘중구 도원동 성매매피해자 자활지원사업’을 시작하면서, 성매매집결지 폐쇄에 박차를 가했다. 대구시는 자갈마당 입구 6곳에 모두 CCTV를 설치하고, 낡은 보안등 47등을 교체했다.
지난 13일 권영진 대구시장은 “인근지역 대규모 아파트의 입주(1,200세대)가 10월 말부터 시작된 만큼, 도심 부적격시설인 성매매집결지를 조기에 정비하고 향후 효율적이고 적합한 정비 개발 방향을 제시해 도원동 일대를 새로운 도시공간으로 변모시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대구시청 앞에 모인 여성들은 흰 마스크와 모자, 선글라스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우리 삶은 우리가 결정한다”, “대한민국 집장촌은 영원하다”, “아파트만 시민이냐 우리도 시민이다”, “죽음으로 생활터전 지키겠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앉았다. 함께 모인 남성들은 현수막을 설치하고, 도시락, 물 등을 옮기면서 집회를 준비했지만, 자리에 함께 앉지는 않았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이 정책은 우리를 위하는 게 아니라 당신들 생색내기 정책일 뿐입니다. 우리 일도 직업이고, 당신들한테는 부끄럽겠지만 우리도 대구시민”이라며 “당신들의 고사작전으로 우리의 삶은 더 핍박해지고 고단합니다. 우리를 더 이상 벼랑 끝으로 몰지 마십시오”라고 밝혔다.
강현준 한터전국연합회 사무국장은 “우리는 두려울 게 없다. 자갈마당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날 수 없다”며 “여러분들(자갈마당 종사자들)이 쓰러지면 다른 지역도 쓰러진다. 집장촌에서 먹고 살 수밖에 없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경찰 단속으로 업주, 건물주 등 39명이 고발 또는 벌금 조치됐다. 또, 성매매피해자 자활지원 사업으로 11명이 직업훈련비, 생계비 등을 지원받으며 탈업했다. 대구시는 자갈마당 폐쇄 시까지 자활시원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자갈마당 종사자들 역시 계속해서 집회 등으로 반대 의견을 피력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집회에 모인 참가자들은 권영진 대구시장에 면담을 요구하며 시청 진입을 시도하다 경비 인력에 막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지만, 자갈마당 여성종사자 대표 등이 김형일 성매매집결지 폐쇄 TF 단장(대구시 정책기획관)에게 시장 면담 요구서를 전달하면서 일단락됐다.
이들은 오후 3시 30분께 집회를 마무리하고 대구시 중구 중구청까지 행진한 뒤 집회를 마무리했다.